4
부산메디클럽

박창희 선임기자의 텔·미·스토리 <11> 스토리 헬퍼(Story Helper)

이야기가 '뚝딱'… 전 국민 스토리텔러화 한다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2-09-26 20:49:44
  •  |  본지 28면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디지털 스토리텔링 분야의 권위자인 이화여대 류철균가 연구 개발 중인 '스토리 헬퍼' 이미지. '스토리 헬퍼'는 창작 도우미 소프트웨어로 획기적인 저작 도구다.
- 류철균 교수 '디지털 툴' 연구
- 창작 도우미 소프트웨어 공개
- 모티프DB 구축 부작용 우려에
- '창의성 지원 도구' 긍정적 기대

이야기를 만드는 도깨비 방망이는 없을까. 무슨 '도깨비 같은 소리?' 하겠지만, 이야기를 뚝딱 엮어낼 수 있는 '디지털 툴(tool)'이 곧 나온다. 이 툴을 이용하면 누구든 이야기를 쉽게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바야흐로 전 국민 스토리텔러 시대가 열리는가.

이러한 디지털 툴을 연구하는 사람이 이화여대 류철균(46·필명 이인화) 교수다. 문학평론가로 등단해 장편 '영원한 제국' 등 화제의 소설을 썼고, 게임적 서사에 관심을 갖더니 지금은 디지털 스토리텔링 분야의 국내 최고 권위자로 우뚝 섰다.

   
류철균 교수
지난 21일 류 교수는 '소통과 창조를 위한 문화포럼'이 주최한 '부산의 스토리텔링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란 주제의 포럼에 나와 오랫동안 갈무리해 온 '비장의 카드'를 공개했다. '스토리 헬퍼(Story Helper)'라는 영화·애니·시나리오 창작 도우미 소프트웨어였다.

간단히 소개하면, 극적 서사를 만드는 205개의 대표 모티프(Motif)와 36개 에피소드 유형을 통해 경우에 따라, 상황에 따라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엮는' 소프트웨어다. 모티프는 이야기의 주제를 이루는 사건의 최소 단위다. 중요한 것은 모티프의 위반성인데, 여기에 욕망(Desire)이 개입한다. 동서양의 욕망이론에서 추출한 인간의 5가지 욕망은 사랑·영생·돈·권력·명예다. 이를 인물·상황·행위에 따라 찾아낸 대표 모티프 요소가 205개이고, 플롯(plot·구성) 세분화를 위한 에피소드 유형이 36개다. 이들 유형을 활용하면 지구상의 거의 모든 이야기가 소화된다는 것이다.

'스토리 헬퍼' 구현 과정은 복잡하다. 먼저 극적 서사를 만드는 모티프 사례에 대한 선행 연구가 필요했고, 잘 만들어진 이야기 내에서 반복되는 요소를 추출하고, 유의미한 위반성을 찾아내 산업적·대중적 공감과 몰입을 갖게끔 하는 모티프 DB 구축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1930년대 이후 극장 개봉 작품 1000여 편을 분석해 스토리 시트를 만들고, 1만2000여 건의 스토리텔링 모티프 DB를 작성했다. 류 교수는 "이 프로젝트를 9년간 매달려 연구했으며, 내년 3월께 완성이 되면 사회공헌 차원에서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반론과 비판도 터져 나왔다. 스토리텔링 산업이 주물공장처럼 수백 개의 주형을 떠서 쇳물을 부어넣으면 완제품이 생산되는 자동공정이 가능한 영역인가, 디지털을 통한 전 국민의 작가화는 바람직한가, 제공된 틀이 창의성과 상상력을 제약하진 않겠는가 하는 문제 제기였다.

이에 대해 류 교수는 "셰익스피어의 명작들이 위대한 것은 플롯이 독특해서가 아니라 그가 창조해낸 '불멸의 캐릭터' 때문"이라며 "스토리 헬퍼가 창작의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진 못하겠지만, 최소한 정형화된 플롯과 모티프, 에피소드를 적절하게 활용해 창의성을 지원하는 도구는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구 출신인 류 교수는 '부산의 스토리텔링 열풍'에 대해 "역동적 움직임이다. 솔직히 부럽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의미 있는 조언을 남겼다. "일단 스토리텔링을 창조산업으로 만든 영국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3000여 개의 스토리텔링 클럽이 전국에 흩어진 펍(일종의 선술집)에서 바닥 이야기를 만들어내는데, 여기에 정부가 맥주를 공짜로 지원한다. 또 2년 간 먹고 사는 문제를 고민하지 않고 창작에 전념케 하는 '창작준비금 제도'가 돌아간다. 부산시도 이런 제도를 도입해 봤으면 한다."

얘기를 듣다 보니, 지역 스토리텔링의 지평이 한껏 넓어진 것 같았다.

(사)부산스토리텔링협의회 상임이사 chpark@kookje.co.kr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건강한 부산을 위한 시민행동 프로젝트
많이 본 뉴스 RSS
  • 종합

  • 정치

  • 경제

  • 사회

  • 스포츠

낡은 규제 풀어야 부산이 산다
도시가스 설치비 낮아진 이유
걷고 싶은 길
김해 장유 대청계곡 누리길
교단일기 [전체보기]
선생노릇의 무게
눈높이 사설 [전체보기]
데이트 폭력 관련법 처리 서둘러야
부산 소방관 건강 적신호 심각하다
뉴스 분석 [전체보기]
미국발 악재 쓰나미에 코스피 2000선도 위태
두 달짜리 알바? 언 발 오줌누기식 고용한파 대책
다이제스트 [전체보기]
국회 선거구 획정위원 9명 확정
평화, 이용주 당원자격 3개월 정지
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 [전체보기]
메디아와 미디어
이아손과 손오공:전혀 다른 이야기
스토리텔링&NIE [전체보기]
지역과 민족, 소외된 자를 대변한 ‘저항 문학인’
군법 어겨가며 부산에 헌신…전장의 휴머니스트
신통이의 신문 읽기 [전체보기]
이웃 선행·미덕도 신문에 실릴 가치 있단다
질병 일으키고 치료 도움주고…‘두 얼굴’ 기생충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전체보기]
이우환 조각 또 낙서…접근 막자니 작품의도 훼손 ‘딜레마’
“흉측스럽다” “공모로 선정”
이슈 분석 [전체보기]
부산시장 진흙탕 선거전…정책 소용없다? 벌써 네거티브 난타전
이슈 추적 [전체보기]
송철호 울산시장 당선인·김경수 경남지사 당선인, 가덕신공항 동의한 적 없다
지역 경제수장에게 듣는다 [전체보기]
정기현 사천상의 회장
포토에세이 [전체보기]
손짓하는 귀족 나무
은행나무길 청춘들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

무료만화 &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