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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부산' 품격을 높이자 <1-4> 새로 그리는 '그린부산' 청사진- 도심공원의 재발견을

바다 유명세에 도심공원 조성 40년 소홀… 콘셉트 없이 비슷비슷

  • 김용호 기자 kyh73@kookje.co.kr
  •  |   입력 : 2012-09-23 19:23:20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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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APEC 나루공원은 강을 끼고 있는 데다가 부산비엔날레에 출품됐던 작품을 전시하고 있어 부산에서도 품격높은 공원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센텀시티의 고층아파트에 압도당해 왜소한 느낌이 든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 에덴·금강·성지곡 등 이후
- 2005년 APEC나루공원 등
- 휴식공원 조성 필요성 고개

- 市, 10년간 '그린부산' 속도
- 쌈지공원 15개서 370개로
- 대부분 소공원 '양적 팽창'
- 벤치·운동기구 갖추는 등
- 고층아파트 산책로에 그쳐

- 한정된 녹지예산 집중 투입
- 주민 의견 수렴해 특화하고
- 민관, 도시 재생 관점 가져야

부산 용두산공원은 1940년 공원으로 고시됐다. 부산 사하구 하단동의 에덴공원이 조성된 것은 1950년대, 금강공원은 1965년 공원으로 지정됐다. 어린이대공원이 성지곡유원지로 개장한 것은 1971년이다. 이처럼 부산의 대표적인 도심 공원은 대부분 4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한다. APEC나루공원이나 UN평화공원 등이 문을 연 것은 2005년이다. 바꿔 말하면 부산에 40년 넘는 공원 조성 역사의 단절(소규모 공원은 제외)이 있다는 얘기도 된다. 경성대 강동진(도시공학과) 교수는 "부산에는 해운대 광안리 송도 등 유명 해수욕장이 많다 보니 공원에 대한 갈증이나 관심이 상대적으로 덜한 측면이 있다. 부산시 행정에서도 그런 사고가 깊게 자리잡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공원만들기 민·관합동으로

   
신평역 '북적북적 담장공원'
부산시가 자랑하는 APEC나루공원. 부산비엔날레에 출품됐던 예술작품이 전시돼 있어 공원의 품격을 높인다. 수영강을 끼고 있는 데다 국가적 행사였던 APEC 정상회의를 기념한다는 함축적 의미를 갖고 있다. 공원 주변에는 세계적인 전시컨벤션 시설인 벡스코를 비롯해 영화의 전당 등 부산의 랜드마크가 밀집해 있다. 최근에 가덕도에서 이식한 500살 팽나무가 요즘 유행하는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공원에 이야기를 입혔다. 광장과 야외무대 등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러나 아쉬움이 없지 않다. 도심의 휴식공간이라기에는 뭔가 초라한 느낌, 새로 만든 공원이라는 분위기가 강하다. 조성된지 10년도 안 된다는 점을 감안해야겠지만 울창하고 우거진 느낌이 없다. 오히려 센텀시티의 초고층아파트와 세계 최대 규모라는 대형백화점에 압도당한다. 산책을 하다보면 공원을 걷는다기 보다 고층아파트단지 안에 들어와 있다는 생각도 든다.

민·관이 협력해 만든 부산진구 도시철도 양정역 부근의 양정라이온스공원. '2012년 제95차 라이온스 부산세계대회'를 기념해 지난 6월 문을 열었다. 옛 헌병대 부지에 라이온스 측과 부산시가 사업비를 공동 부담하면서 공원을 조성했다. 양정공원은 우리나라 전통의 오색 조각보를 기본 개념으로 ▷라이온스 힐 ▷추억의 정원 ▷활력의 숲 ▷하늘광장 ▷쪽빛마당 등 테마파크로 구성됐다. 약 1만 ㎡의 공원 안에는 느티나무, 이팝나무, 메타세쿼이아 등 21종 210여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부산시 이윤형 녹지정책과장은 "양정라이온스공원은 시민 참여를 통해 공원을 조성한 성공사례로 꼽히며, 주변 주민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나루공원의 경우는 수목의 밀도를 더 높이고, 좀더 굵은 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점에서 차츰 보완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도시철도 1호선 신평차량기지에는 휴메트로 커뮤니티 파크 1호 공원인 '북적북적 담장공원'이 있다. 담장공원은 부산교통공사가 시민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만든 첫 도심 쌈지공원이다. 교통공사는 담장공원을 만들기 위해 설계공모를 거쳤고, 부산그린트러스트 등 시민단체도 참여했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다만 도시철도 담장을 활용하다보니 벤치 몇 개와 운동기구 등이 시설의 거의 전부라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공원 조성은 도심재생사업

지난 10년간 그린부산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도심의 공원은 대폭 늘었다. 2000년 15개에 불과하던 부산의 쌈지공원은 지난해 기준 370여 개로 증가했다.

양적으로 늘었다고 하지만 부산의 공원이 가야할 길은 멀다. 특히 최근 생기는 소공원 대부분이 나무 몇 그루 심고, 산책로 중간에 어린이 놀이터 하나 세우는 형식이 많은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부산시도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한정된 예산으로 각 지역에 고루 공원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다는 설명을 내놓는다.

강동진 교수는 "쌈지공원 소공원 체육공원 할 것 없이 일단은 콘셉트가 있어야 한다"면서 "비슷비슷한 공원을 아무리 많이 만들어도 주민들의 만족도는 올라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면 어느 자치구에 5억 원의 공원 조성 예산이 배정됐다면 몇개를 어떤 지점에 만들 것인가를 정하기에 앞서 어떤 개념으로 지역을 특화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먼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의 특성과 인구분포, 전통, 생활수준 등을 살핀 다음 조경은 어떻게하고, 어떤 시설물을 공원에 포함시킬 것인가를 정하자는 얘기다. 주민들의 의견수렴이 선행돼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시공사를 선정해 설계와 개념 정리 작업에 최소한 1년 이상의 시간을 줘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개개의 공원 보다 몇개의 공원을 묶어 넓은 지역을 상정한 조성계획의 수립과 콘셉트 못지 않게 선택과 집중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부산시 녹지 예산을 잘게 쪼갤 것이 아니라 조정을 통해 지역별로 집중 투입하는 게 더 낫다는 의견이다. 강 교수는 "공원조성은 단순히 휴식공간을 만드는 차원에 그치면 안 된다. 침체된 도시를 재생시킨다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준경 생명그물 정책실장 조언

- "공원은 휴식처이자 생태계 거점…녹지수준, 수 아닌 근접성에 달려"

   
이준경(사진) 생명그물 정책실장은 "부산시 공원녹지의 수준은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의 순위나 쌈지공원 갯수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들이 어디에서든 '5분 안에 공원을 찾아가 휴식을 취할 수 있는가' 여부에 따라 판단할 수 있다"면서 "그런 면에서 부산의 공원녹지는 아직 갈길이 멀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산시의 변화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 정책실장은 "과거 도시계획 부서에 있던 녹지 관련 부서가 환경국으로 이관되고, 2002년 아시안게임 이후에도 녹지 예산이 꾸준히 확보되고 있는 것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부산시의 공원과 녹지 확충에 대한 의지가 그 만큼 강하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면서 "게다가 최근 '생명의 숲'이나 '숲연구소' '그린트러스트' 등 관련단체들의 활동도 눈에 띄게 활발해지고 있어 녹지에 대한 부산시의 전체적인 전망은 어둡지 않다"고 내다봤다.

이 정책실장은 공원과 녹지의 확충 못지 않게 이제는 관리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데 부산시 행정의 초점이 모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를 들면 많은 시민들이 옛 하얄리야 부대에 조성 중인 부산시민공원에 관심이 많다. 어떤 콘텐츠로 채울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면서 "하지만 공원을 조성한 이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논의가 없다. 이대로 두면 시설관리공단에서 관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 정책실장은 "화단이나 가꾸고, 훼손될 우려가 있는 곳에 철조망이나 치는 방식으로는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부산을 상징할 만한 공원으로 유지될 수 없다"면서 "품격 있는 시민들의 휴식처로 관리되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구상이 지금부터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발 더 나가 낙동강사업본부를 거론했다. 낙동강 정비사업이 마무리됐고, 이제는 관리가 중요해진 만큼 부산시청 내에서 낙동강사업본부와 환경국의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낙동강사업본부의 부산시의회 소관 위원회도 보사환경위원회로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정책실장은 "유명무실해졌던 낙동강하구관리협의회가 다음달께 새로 발족한다. 이런 시점에 낙동강 하구의 지속적인 보존을 위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시 내 공원을 시민들의 휴식처로서 역할뿐만 아니라 생태계의 거점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도 했다. 그는 "가로수가 공원으로 이어지고, 공원은 하천과 연계되어야 한다. 이처럼 생태계가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연결될 때 도시가 건강해진다"면서 "하천 따로, 공원 따로 관리할 게 아니라 묶어서 인식하는 정책의 전환이 있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 정책실장은 각급 학교의 운동장에 대한 아쉬움도 털어놨다. 운동장은 아이들이 뛰어 노는 장소로 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들에게 개방돼 소공원으로서의 역할도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의 예산지원으로 많은 학교가 운동장에 인조잔디를 깔았다. 물론 필요한 측면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학교가 시설 개선을 하면서 인조잔디만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은 문제"라면서 "운동장에 소규모 생태학습장을 늘리고, 굵은 나무를 심는다면 비록 뛰어놀 만한 공간이 다소 줄어도 학생들의 정서에는 오히려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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