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기관 견제 사실…기본권 보루 기능 다해야"
지난 2006년 9월15일 취임한 김종대·민형기·이동흡·목영준 헌법재판관이 6년 임기를 마치고 14일 퇴임했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 청사 대강당에서 헌법재판관 4명의 퇴임식을 개최했다.
헌재를 떠나는 재판관들은 퇴임사를 통해 지난 6년간 보람 있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대법원과 헌재의 갈등, 재판관 공석사태 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김종대 재판관은 "외부적 압력이나 회유로 소신을 바꿔야 하나 고민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기에 참 행복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재판관은 재판관 한 명이 오랫동안 임명되지 않은 점, 헌재와 대법원이 갈등하는 모양을 보인 점을 마음 아팠던 일로 꼽았다.
김 재판관은 "헌법재판기능을 헌재가 아닌 기관에 맡긴 때가 있었지만 그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해 1987년 개헌 때 헌재가 탄생했다"며 "대법원은 헌재의 탄생배경에 대해 더 깊은 이해를 해줘야 할 것이고, 헌재는 대법원을 최고 법원으로 규정한 헌법의 취지를 잘 새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목영준 재판관은 "헌법재판의 결정문에 소중하게 생각했던 가치관과 식견을 스스럼없이 쏟아넣었다. 과거보다는 현재를, 나무보다는 숲을, 갈등보다는 화합을 봤다"고 재임기간을 돌이켰다.
목 재판관은 "지난 24년간 헌재가 국민의 기본권 보장과 민주주의 확립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외국에서 우리 헌법재판제도를 격찬하는 이유도 거기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헌법재판에 대한 국민의 인식과 신뢰가 뿌리내리지 못했고 헌법이 개정되기까지는 헌법재판에 대한 민주적 정당성을 보완할 방법도 없다"고 지적했다.
민형기 재판관은 "헌법의 이념과 가치를 추구하고 이를 구현하는 일은 참으로 힘든 짐이었다. 풀리지 않는 실타래로 몇 날을 고심하기도 했고 재판의 파장을 생각하며 속마음을 몇 번씩 다잡아 보기도 했다"며 그간의 고뇌를 털어놨다.
그는 "헌법재판은 이 사회의 중심추로 시대적 갈등을 해소하는 적정한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이동흡 재판관은 "4기 재판부가 당시 소장 결석 사태로 이 대강당에서 취임식을하지 못하고 회의실에서 간이 취임식을 가졌던 것이 엊그제 같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 재판관은 "세계 각국에 헌재가 설치되고 헌법재판의 활성화가 세계적 추세이지만 반작용으로 다른 헌법기관이 헌재를 견제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우리 헌재가 도전을 슬기롭게 극복해 기본권 보호를 위한 최후의 보루 기능을 다하길 기원한다"며 퇴임사를 마무리했다.
이날 퇴임한 재판관 4명의 후임으로는 김창종 대구지법원장, 이진성 광주고법원장, 안창호 서울고검장, 강일원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추천됐다.
한편, 1년 넘게 공석이던 야당몫 조대현 전 헌법재판관의 후임자로는 김이수 사법연수원장이 추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