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진 미뤘을 뿐 계속 진행"
경남도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추진 중인 '반값 임대주택' 공급사업이 무산 위기를 맞고 있다. 김두관 전 지사의 중도 사퇴 이후 이 업무를 사실상 중단한 데다 향후 추진 역시 기약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도는 지난 2월 하나은행과 '공유지 개발을 통한 서민·근로자 임대주택 개발사업 업무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추진에 들어갔다.
이 사업은 신탁회사가 무상 제공받은 유휴 도유지에 소형 주택을 지은 뒤 30년간 임대해 투자금을 회수하고 토지·건물은 도에 기부채납하는 방식이다.
도는 이를 통해 기존 임대주택보다 임대료를 30~50% 싸게 공급할 수 있다고 보고, 우선 창원 마산회원구 내서읍 중리에 58세대 임대주택을 올해 말 준공하기로 했다. 또 사업규모를 1만 세대 규모로 늘려나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 7월 김 전 지사의 중도 사퇴로 추진동력이 급격히 떨어진 것이다.
도는 사업시행을 위한 신탁사 선정 공고기일까지 잡았으나 이를 보류했다. 또 법적인 문제 등도 내세우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도가 이 사업을 접기 위한 '출구전략'에 나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도는 법적 문제로 중앙부처의 유권해석을 꼽았다. 공업지역 내 부지를 주거지로 바꿔 임대주택을 건립할 경우 기숙사는 가능하지만 임대아파트는 불가하다는 것이다.
민관 합작 형태여서 토지주택공사와 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의 사업시행 때 적용되는 혜택도 없다는 점을 내세웠다. 공공기관 사업은 전체 건립비(부지매입비 포함) 중 국비가 25% 가량 지원되고, 장기저리(3%)의 국민주택기금 융자가 가능하다.
따라서 부지가 무상 제공된다고 해도 막대한 건축비는 그대로여서 다른 공공기관 임대주택보다 임대료가 오히려 높거나, 낮아도 차액이 적어 사업취지를 살리지 못하는 데다 이로 인한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도는 주장했다.
그러나 이 사업에 기대를 걸었던 시민들은 반발하고 있다.
이영민(54·창원 마산회원구 중리공단 근무) 씨는 "도가 전임 지사 중도사퇴 후 뒤늦게 법적 문제 등을 이유로 사업을 포기하려는 것은 도의회 측의 반대와 새 도지사 선거 등 외부 요인을 의식한 전형적인 눈치보기다"고 비판했다.
도의회 이종엽(통합진보당) 의원은 "경남지역은 장기 임대아파트가 절대 부족해 서민과 근로자를 위한 임대아파트가 절실하다"면서 "도는 서둘러 사업을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도 관계자는 "주요 사업이어서 새 지사가 취임한 이후로 추진을 미뤘을뿐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