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노조 조합원들이 올해 임협 합의안에 대해 찬반 투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자체통근버스 운행이 바람직

현대자동차가 내년 3월부터 밤샘 근무를 없애는 주간연속 2교대제를 전면 실시하기로 했지만 대중교통 이용 문제에 따른 제약이 많아 회사 측과 울산시가 고민에 빠졌다. 3일 울산시와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는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한 주간 연속 2교대제와 관련해 울산시에 시내버스 운행시간을 연장해 줄 것을 최근 비공식적으로 시에 요청했다. 현재 울산지역 시내버스 첫 차의 차고지 출발시간은 오전 5시 30분, 막차는 밤 11시30분이다.

현대차가 주간 2교대제를 실시하면 1조가 오전 6시40분부터 오후 3시20분까지 일하고, 2조가 오후 3시20분부터 다음날 새벽 1시10분까지 근무한다. 1조 근무인원은 2만8000여 명, 2조는 1만여 명 정도가 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하고 있다. 또 자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주간연속 2교대제가 실시되면 전체 사원의 26% 정도가 시내버스를 이용하겠다고 응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시가 북구 명촌·양정·염포동 등 울산공장 주변을 운행하는 시내버스의 운행시간을 첫 차는 오전 5시부터, 막차는 새벽 2시까지 연장해줄 것을 바라고 있다.

그러나 시는 현대차의 이 같은 요청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시내버스 회사들이 인건비와 차량 투입 등 투자 대비 수익률이 낮아 연장 운행을 꺼린다는 것이다. 시가 자체 분석한 결과 현대차의 요구를 수용해 총 운행시간을 3시간 연장할 경우 60~80명의 버스기사가 더 필요하고 차량 추가 투입 등에만 20억 원 정도 비용이 소요된다. 또 노선 및 배차 간격의 전면 재조정이 불가피한 것으로 나타났다.여기에다 특정 시간대에 특정 승객을 일시에 수송하는 것은 대중교통 본래의 취지와도 부합되지 않는다는 점도 시로서는 부담이다.

시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지금보다 3시간 더 운행시간을 연장하면 현재 1일 2교대 근무체제를 1일 3교대로 확대해야 하고 이에 따른 비용은 세금으로 보전할 수밖에 없다"며 "세금이 투입되는 대중교통을 확대 투입하는 것보다 현대차가 자체 통근버스를 운행하는 게 여건상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 시로부터 공식적인 입장을 전달받지 않았는데 현재 운행시간으로는 2교대제 시행시 직원들이 출퇴근때 거의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는 상태"라며 "대책협의회를 구성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