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자연치유마을인 경남 하동군 악양면 하늘땅번지마을의 찻집에서 휴양객인 강선자(왼쪽) 씨와 마을사무장 이종해(가운데) 씨 등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이 찻집은
주변 경치를 볼 수 있도록 사방 모두에 창문이 설치됐다. |
# 하동 악양면 하늘땅번지마을
- 주민 가옥 15개소, 황토방으로 꾸며
- 행복한 마을 1호 모델로 육성
- 마을 전체가 구름위 떠 있는 듯
- 시시각각 변하는 장관 보며 산책
- 식이·색채 치유…명상, 온욕 즐겨
- 생태·농촌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
경남 하동읍에서 섬진강과 평사리 들판을 지나 승용차로 30여 분 달리면 악양면사무소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돌아 전방의 지리산을 힐끔힐끔 쳐다보며 좁다란 길을 따라 가면 악양면 신흥리 하늘땅번지마을(행정구역명 상신흥마을)에 이른다. 고 박경리 선생의 소설 '토지' 속에 흐르는 생명의 소리가 들리는 곳이다. 지리산 칠성봉을 뒤로 하고 경사면에 위치해 있다. 11시 방향에는 최 참판댁이 자리잡고 있다.
■국내 1호 자연치유마을
지난 25일 하동군 악양면 하늘땅번지마을. 이연상(66) 김말란(62) 씨 부부가 희끗희끗한 머리칼을 휘날리며 마을 내 산책길을 걷고 있었다. 이 씨의 얼굴에는 멋쩍은 미소가 보였고 김 씨의 목소리는 무언가 발견한 듯 신바람이 묻어났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모습이 장관이에요. 때로는 구름이 산 밑을 가려서 산꼭대기만 보이죠. 마을 전체가 구름에 뒤덮여 구름 위에 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어요." 부산에서 온 이들은 당초 사흘간 쉬고 가기로 했다. 하지만 이곳 자연환경에 매료돼 1주일째 이 마을 이장 이상원(49) 씨 집의 황토방에서 생활하며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주차장 옆 이기성(49) 김미희 (여·47) 씨의 황토방 2층에 마련된 나홀로 찻집에서는 강선자(여·43·거제시 고현면) 씨가 마을 사무장 이종해(49) 씨와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강 씨는 "다실에서 밖을 내다보며 혼자 앉아 있으면 도시에서는 생각하지 못했던, 잃어버리고 있던 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보게 되는 기쁨이 있다"고 말했다. 강 씨는 지난 6월부터 이곳에서 휴양하고 있다.
이 찻집은 일행 없이 혼자 오는 손님도 눈치 보지 않고 편히 쉬었다 갈 수 있게 만들었다. 사방에다 창을 설치해 주변 경치가 한눈에 보인다. 다실에서 원하는 대로 차를 마실 수 있지만 따로 찻값을 받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냥 가는 사람은 없다. 다들 얼마씩 차탁 밑에 돈을 놓아두고 간다고 주인은 귀띔했다.
국내 1호 자연치유마을인 하늘땅번지마을의 모습이다. 악양은 세계 111번째(한국에서는 다섯 번째) 국제 슬로(slow)시티로 선정된 지역이다. 하동군은 지난 4월 ㈜B&F 엔자임하우스와 하늘땅번지마을을 자연치유·체험 제1호 마을로 지정하는 협약을 체결하고 육성에 나서고 있다. 자연치유마을은 사람 사는 행복한 마을의 제1호 모델로 육성하는 것으로 그 자체가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다양한 프로그램
| |  |
| 하늘땅번지마을에 온 치유객들이 마을 내 산책길인 마삭길을 걷고 있다. |
자연치유·체험 제1호 마을로 지정된 이후 도시민들의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 자연치유는 식이·색채 치유, 명상, 효소 온욕 요법 등을 이용한다. 힐링은 자연치유 기능을 회복하는 것을 뜻한다. 이곳 자연치유센터는 새로운 건물을 신축하지 않고 방문객들이 편하게 쉴 수 있도록 주민들의 가옥 15개 소를 친환경적인 전통 황토방으로 새롭게 꾸민 것이다.
아트팩토리 인 다대포 진영섭(54) 대표 등 20여 명의 작가와 신라대 학생들이 체류하면서 마을 골목길에 이장길, 깔끄막길(경사가 심해 붙여진 이름), 마삭길 등의 이름을 붙이고 물고기 토끼 등 야생동물의 그림을 그려 마을치유 미술로 장식했다. 황토방에도 별 모양을 그리는 등 스토리(story)화하고 이미지화했다.
센터는 자연과 사람의 잠재기능을 최고조로 발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제공된다. 따라서 이곳에 오면 황토방에 숙소를 배정받고 부엉이(하늘땅번지 랜드마크) 건강밥상을 받고, 마음과 몸이 휴식을 취하면서 치유력을 되찾는다.
㈜B&F 엔자임하우스는 내년까지 효소 온욕 등 자연치유 체험활동을 위한 힐링하우스를 설치해 휴양·치유 체험과 함께 생태·농촌 체험 등을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하동군도 내년에 9000만 원을 들여 냉동·냉장(저온저장) 시설과 화장실·샤워실을 갖춘 전통 민가 황토방 3개소를 리모델링할 예정이다.
이 마을을 찾는 사람들도 다양하다. 가족 단위를 비롯해 회사원, 학생, 동호인, 친목계, 병원 재활팀 등의 단체도 포함돼 있다 적게는 2∼4명에서 많게는 50∼60명까지 전국의 치유 체험객이 마을을 찾고 있다. 마을이장 이상원(49) 씨는 "일주일 동안 40~50명이 방문해 2~7일 휴식을 취하고 돌아간다. 황토방은 4인 기준 하루에 2만 원, 건강밥상은 1인당 한 끼에 7000원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하늘땅번지마을
지리산 칠성봉 하늘 아래 첫 동네로, 옛날 봉수대를 관리하던 당번제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마을주민들이 당번을 정해서 봉수대를 지켰고 사람들이 당번제라고 말할 때 이것이 땅번지처럼 들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또 하동군이 이곳을 자연치유마을로 본격 육성하면서 하늘이란 말을 붙여 하늘땅번지 마을로 탄생했다. 해발 250m 정도에 있고 33가구 93명이 살고 있다.
이들 중 11가구는 귀농인이다. 노인층 30명, 중장년층 50명, 청소년층 13명이 고르게 분포해 있다. 이 마을은 300여 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전통 생활방식과 전통문화가 잘 계승되고 있는 장수마을이기도 하다. 전라도와 경상도의 경계에 있어 말씨(사투리)가 굉장히 정감 있고, 생활력이 강하다. 개울에는 다슬기, 민물 가재, 도롱뇽 등이 서식한다. 계절마다 친환경 먹을거리가 풍부하다. 하늘땅번지 마을을 방문하기 전에 인터넷 카페(cafe.daum.net/sky-land2012)를 통해 사전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 산청 동의본가 힐링타운
- 한옥서 천연염색 의복 입고
- 개인 맞춤형 약선음식 섭취
- 지리산 연결 21㎞ 둘레길도
경남 산청군이 금서면 특리에 한방과 웰니스 체험프로그램을 접목해 만든 동의본가 힐링타운(사진)이 도시민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천혜의 자연 속에서 휴식과 체험을 통한 회복과 치유가 가능한 21세기 웰빙체험공간이기 때문이다.
동의본가 힐링타운은 동의보감촌 내에 있고 한옥 9개 동으로 이뤄져 있다. 전통한옥에서 천연염색으로 만들어진 의복을 입고 개인별 맞춤형 약선음식과 건강식품을 섭취한다. 동의보감촌(99만 ㎡ 부지)에는 한의학박물관을 비롯해 곰과 호랑이, 십장생, 인체도 등을 소재로 한 한방테마공원, 한방힐링타운의 중심이 될 동의본가, 지리산 둘레길과 연결되는 21㎞의 동의보감 둘레길 등이 조성돼 있다.
민간 시설로 전국의 65개 한의원이 참여해 운영하는 본디올 공동탕제원과 본디올 한의원, 기능성약초탕, 한방약초샤브샤브로 유명한 한방음식점 등이 운영되고 있다. 동의보감촌은 내년 산청 세계전통의약엑스포의 주행사장이다. 내년 행사를 위해 48억 원을 들여 3794㎡의 주제관 연출에 나서고 있다. 스토리와 체험이 살아 있는 공간 구성이 목적이다. 1층 주제영상관, 2층 한방힐링파크로 이뤄진 주제관은 스토리를 강조했다. 한의약의 우수성에 초점을 맞춘 주제영상관은 웰컴센터·프리쇼·메인쇼로 구성된다.
의약엑스포 이후에는 주제관과 동의본가 힐링타운 등 주요시설을 연계하면서 본격적인 한방의료관광 육성사업을 추진해 한방의료관광의 메카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