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정규직 문제 여전히 숙제

현대자동차 노사가 주간 연속 2교대제 실시를 골자로 하는 올해 임금협상안에 잠정 합의했다. 노사는 30일 울산공장 본관에서 가진 제21차 임협에서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지난 5월 10일 상견례를 시작한 지 113일째 만이다.

잠정 합의안에 따르면 임금 9만8000원 인상(기본급 대비 5.4%-호봉승급분 포함), 조정 수당 3000원 인상, 성과급 350%+900만 원, 사업목표 달성 장려금 150%+60만 원(재래시장상품권 10만 원 포함) 지급 등이다. 인상분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1인당 평균 2700여만 원에 달한다.

이번 합의의 최대 성과는 지난 10년간 끌어왔던 주간 연속 2교대제 시행문제에 종지부를 찍었다는 점이다. 노사는 주간 2교대제를 내년 3월 4일부터 전면 시행하기로 했다. 근무는 8시간+9시간(1조 8시간, 2조 9시간)으로 확정했다. 노사는 성공적인 제도 시행을 위해 우선 내년 1월 7일부터 2주일간 시범 실시할 계획이다.

주간 연속 2교대제 시행은 자동차업계 최초로 밤샘 작업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단순히 근로시간 축소와 근무형태 변화의 차원을 넘어 근로자 건강권을 제도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을 뜻한다.

이 제도에 따른 생산성 하락은 비정규직(사내하청) 근로자 중 연말까지 1000명, 2015년까지 30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해소하게 된다. 또 회사는 3000여억 원의 설비투자로 생산성을 만회한다는 복안이다.

4개월여 만에 잠정 합의는 됐지만 회사는 이 기간 7만9362대의 차량을 만들지 못해 1조6464억 원(역대 최대)의 생산차질액이 발생했다. 또 잠정 합의안이 다음 달 3일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통과된다고 해도 사내하청의 정규직 전환 문제는 여전히 숙제로 남을 전망이다.

노사는 임협에 전념하기 위해 이 문제를 별도 협의하기로 합의하는 방식으로 비켜갔다. 하지만 비정규직 노조는 이에 반발, 전원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고 있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은 상태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