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사무실 앞에서 문용문(가운데) 현대차 노조지부장이 박현제(왼쪽) 비정규직 지회장 등에게 비정규직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 노사협상 기약없이 또 지연
- 사측 "법원 판결에 따를 것"

현대자동차 노조가 24일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올해 임금협상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나눠 협상하기로 했다.

현대차 노조는 비정규직(사내하청)노조의 요구에 따라 올해 임금협상 내용에 포함돼 있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를 분리, 특별교섭 요구안에 포함해 진행하기로 하고 이를 오는 24일 소집한 임시대의원대회에 상정해 처리할 예정이라고 22일 밝혔다.

이는 임협 요구안을 다시 바꾸려면 대의원들의 의사를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참석 대의원 3분의 2 찬성을 얻어야 한다.

현대차 노사협상 과정에서 노조 요구안 변경 때문에 대의원대회를 여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에 따라 당초 이번 주 중으로 잠정 합의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됐던 현대차 노사의 올 임금협상은 불가피하게 지연되게 됐다.

게다가 노조는 이 같은 비정규직 문제와 일부 현장 재조직들의 반발을 의식, 요구 수위를 높이고 있어 갈수록 타결 시점과 멀어지고 있다.

실제로 노조는 휴가 복귀 이후 적극적인 협상 태도를 보여왔던 것과 달리 22일 열린 19차 협상에서는 "회사가 일괄 제시안을 내놓지 않으면 협상하지 않겠다"며 10여 분 만에 결렬을 선언했다.

비정규직노조도 정규직 노조 사무실 앞에서 농성을 벌이며 협상장 진입을 방해했다. 이들은 "회사 측이 제시한 사내하청 근로자 3000명 정규직화 방안을 수용할 수 없다"며 전원 정규직화를 요구하면서 정규직 노조에 대해서도 임협이 아닌 특별교섭에서 정규직 전환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별도로 지난 17일에는 주간 연속 2교대제 협상에 불만을 품은 현장 재조직이 협상장을 봉쇄해 협상이 중단되는 등 현대차의 올해 협상이 노조 내부 간은 물론 비정규직까지 합세해 심각한 이중 노노 갈등 양상을 보이면서 장기화 우려를 낳고 있다.

한편, 사측은 사내 소식지를 통해 "모든 사내하청 근로자에게 동등한 기회를 주고 이 중 3000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할 것"이라며 하청노조 가입이나 정규직화를 위한 소송 여부에 관계없음을 강조하며 달래기에 나섰다.

또 "비정규직의 차별 해소를 위해 지속적으로 처우를 개선하고 3000명 정규직 전환과 별개로 정규직화 요구 소송과 관련해 법원의 최종판결이 나오면 결과에 따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