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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관계 몰카' 보도 이후...피해자 두번 울리는 '댓글테러'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2-07-19 08:5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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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가 단독 보도한 유명사립대 어학원 외국인 강사의 '성관계 몰카'기사가 나간 뒤 해당 기사에 달린 수 백 개 인터넷 댓글의 대부분은 가해 남성이 아닌 피해 여성을 범죄의 '원인 제공자'로 지목했다.

 "영어를 배우려고 안달 난 여성들이 잘못이다" , "백인이 좋다고 매달리는 여자들의 문제", "김치X" 등 피해 여성을 폄하하는 댓글들이 주를 이뤘다.

 여느 성범죄와 달리 유독 외국인 남성에 의한 성범죄의 경우 여성이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일단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일제 강점기와 미군 주둔의 역사를 거치면서 생긴 강대국 남성에 대한 적대감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중앙대 사회학과 이나영 교수는 "외세 침입의 역사 속에서 한국 여성을 보호해 주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여성을 외국 남성에게 뺏겼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죄책감이나 열등 의식 때문에 성범죄의 원인을 가해자인 외국인 남성이 아닌 피해여성에게 "혈통을 흐리거나 정조를 지키지 못했다"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는 것.

 전문가들은 백인 남성과 길을 걸어가는 한국 여성들에 대해서는 '성노동자'로 보는 편견도 같은 현상에서 나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명백한 성범죄지만 가해자가 외국인일 경우 유독 '피해자에 더 책임이 있다'는 이른바 '피해자 유발론'이 더 부각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로 법정에서 "여성이 짧은 치마를 입었다"거나 "여성이 남성에게 먼저 빌미를 제공했다"는 등 '피해자 유발론'이 힘을 받아 가해자가 감형되는 사례도 종종 있다.

 경기대 범죄 심리학과 이수정 교수는 외국인 성범죄의 경우 이런 '피해자 유발론'이 더욱 설득력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외국인이라는 '희소성' 때문에 더욱 주목을 받으면서 '피해자 유발론'을 더욱 증폭 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여성에게 책임이 전가되는 여론을 바꾸기 위해서는 "여성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고 조언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나영 사무국장은 "어떤 남성을 만날지는 여성 개인의 선택"이라면서 여성들이 외국인과 성행위를 했다는 것에만 초점을 두고 비난을 가하는 것은 "여성은 상대를 선택해서는 안 되고 선택돼야만 한다는 고정관념"이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들 대부분은 또한 '아무렇지도 않게 '툭'하고 던진 말 한마디'로 인해 피해자들이 겪게되는 2차 피해의 심각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대 이나영 교수는 "피해자를 비난하는 담론은 개인 사생활의 문제지만 여성 스스로 죄책감 갖게한다"면서 "법적 처벌은 남성이 받더라도 사회적 처벌은 여성이 받게 된다"는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여성의 전화 성폭력 상담소 유이화영 소장은 "외국인과 사귄다는 이유만으로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여론 때문에 여성들은 성범죄의 원인을 자신에게 찾으면서 신고는 더욱 어렵게 된다고 강조했다.

 

 노컷뉴스/국제신문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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