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스포츠문화센터에서 부산시와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고리원전 1호기 안전성 관련 설명회를 개최하려 하자 주민들이 격렬히 반대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 책상 넘어지는 등 극렬 대치
- 혼란상황 계속돼 결국 무산
- 대책위 등, 오늘 반대토론회

부산시와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주최한 '고리 1호기 안전성 관련 주민설명회'가 재가동 반대 주민들의 원천 봉쇄로 무산됐다. 이 행사는 10일 오후 2시 부산 기장군 고리원자력본부 스포츠문화센터에서 4시간 동안 진행될 예정이었다.

이날 설명회에는 윤철호 원안위 부위원장과 정해동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가동원자력규제단장 등 전문가 10여 명, 시 유주열 건설방재담당관, 시 원자력대책위원 등 10여 명이 참석했다. 설명회장에는 주민과 고리원전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입장했다. 그러나 기장군 장안읍 주민 20여 명이 단상을 점거하는 바람에 주민설명회는 파행을 맞았다. 이들은 참석자 모두에게 퇴장을 요구하며 2시간 동안 단상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일부 반대 주민이 원안위·시 관계자에게 퇴장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책상이 넘어지는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강주훈 고리 1호기 장안읍대책위원장은 "설명회가 열리면 원안위와 한국수력원자력·부산시는 '주민들이 고리 1호기 재가동을 승인했다'고 해석할 것"이라며 "주민이 추천한 전문가가 다시 고리 1호기 안전성을 점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시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했다. 조창국 장안읍 주민자치위원장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 후 시가 급하게 원자력안전대책위원을 선임했지만 위원 중 원자력 전문가가 있는가"라며 "시는 기장군에 보낸 공문에 '원안위 점검 결과 고리 1호기가 안전하다고 판단되나 주민들이 믿지 못하니 주민설명회를 개최한다'고 적었다"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시의 유 건설방재담당관은 "점검 결과에 대해 주민들의 의혹이 많아 이를 공개적으로 토론하고자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반핵부산시민대책위원회와 부산환경운동연합은 11일 오후 동구 초량동 부산YWCA 2층 강당에서 '고리핵발전소 1호기,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정책토론회를 마련한다. 이 토론회에서는 기계공학박사로 일본 원자로 압력용기 전문가인 이노 도쿄대 명예교수가 주제발표를 한다. 앞서 10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같은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이노 교수는 "고리 1호기 원자로 압력용기는 핵분열에서 발생하는 높은 열과 압력을 견디기 어렵다는 각종 조사 결과가 있다"며 "한국의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안전여유도가 충분하다고 하지만 불확실성이 높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