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그린피스가 고래들을 잡고 있는 일본 포경선을 추적하며 포경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국제신문DB

- 남구청·장생포 주민들 환영
- 일자리·관광객 증가 큰 기대
- 환경단체는 반대 입장 천명
- "日 과학포경 따라해선 안돼"

최근 정부가 포경(고래잡이) 허용 방침을 발표하자 이를 놓고 '고래 도시' 울산의 지역여론이 갈라지는 등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8일 울산 남구청과 장생포 주민, 울산환경운동연합 등에 따르면 정부의 포경 허용을 놓고 찬반여론이 극명하게 갈리면서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 4일(현지시간) 파나마시티에서 열린 국제포경위원회(IWC) 연례회의에서 일본처럼 과학연구용 포경을 허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국제사회 협약에 따라 지난 1986년 고래잡이를 법적으로 금지해온 지 26년 만에 사실상 허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고래 마을' 장생포 주민과 어민들은 정부 발표를 크게 반기고 있다.

주민들은 포경 재개로 30년 가까이 침체했던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고 어획량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정구 고래문화보존회 사무국장은 "포경 재개로 장생포의 일자리가 30% 정도 늘어나고 관광객이 몰리면서 고래음식점도 활성화될 것"이라며 "새우나 꽁치, 플랑크톤 등을 먹어치우는 고래 개체가 줄어들면 다른 어족 자원이 늘어나 어민의 수입도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남구청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내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50억 원을 들여 고래위생처리장을 건립 중인 남구청은 이번 정부의 발표로 그동안 구상해 왔던 고래와 관련한 각종들을 현실화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남구청은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실제 포경이 울산에서 시작될 것으로 보고 포경선 3~5척을 사들이는 방안을 정부와 협의하기로 했다.

반면 울산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일부 환경단체들은 정부 방침에 반대하고 나섰다. 특히 울산환경운동연합은 정부 발표 직후 곧바로 '따라 할 게 없어서 국제적으로 손가락질 받는 일본의 과학포경을 따라 한다는 거냐'란 제목의 성명을 내는 등 즉각적인 반발을 보였다. 이 단체는 성명을 통해 "2009년 여론조사에서 국민 67.9%가 포경에 반대했다"며 "바다 생태계 보호를 위해 포경 금지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고래고기를 사고파는 것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포경지지 단체와 주민들은 "환경련이 장생포지역의 염원을 무시하고 국제 환경단체의 앵무새 노릇을 하고 있다"며 10일 울산시청에서 '포경 재개 지지 및 환경단체 규탄' 기자회견을 하기로 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