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안전위원회가 고리원전 1호기의 재가동을 승인한 4일 오전 부산 기장군 장안읍 고리원전 앞에서 부산 울산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재가동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진우 인턴기자

- 주민 · 환경단체 등 저항 예고
- 가동중지 가처분 심리도 진행
- 운행 재개까지는 첩첩산중

원자력안전위원회가 4일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 재가동을 승인하면서 가동 시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안전위가 승인을 했지만, 환경단체와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이관섭 지식경제부 에너지자원실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안전위 결정에 따라 법적으로 즉시 재가동할 수 있지만 이번 사안이 국민적인 관심사이고 특히 부산시와 지역 주민들이 걱정하고 있음을 고려해 지역 주민 등에게 설명하는 등 충분한 소통을 거친 뒤 재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이 실장은 "한국수력원자력과 협의해 재가동 시점을 추후 다시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지경부는 당장 고리 1호기의 재가동을 시작하기보다는 고리 지역 주민 설명회, 유관 기관 간담회, 전문가 좌담회, 주요 언론 설명·토론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면서 여론 수렴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일정을 고려한다면 실제 재가동 시기는 다음 달로 점쳐진다. 당장 장마철로 접어들면서 전력 수요 관리가 긴급한 상황이 아니라는 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관측된다. 또 그동안 안전위가 다음 달에 닥칠 전력 피크를 앞두고 재가동 승인을 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했던 상황에서 이날 발표한 것은 주민들을 설득할 시간을 벌기 위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 실장은 전력 피크가 예상되는 다음 달 재가동에 들어갈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럴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고 답하기도 했다. 고리 1호기는 국내 최고령 원전으로 발전용량은 58만9000㎾다.

하지만 실제 재가동에 들어가려면 환경단체와 주민들뿐만 아니라 정치권의 반발도 극복해야 한다. 부산 기장군 장안읍과 인접한 울산 울주군 주민들이 조만간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했고 기장이 지역구인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국회 차원에서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민주통합당도 "원자로 압력용기 등 주요 시설물의 안전성에 대한 객관적 검증과 함께 전문가와 국회가 참여하는 투명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지난해 4월 부산지방변호사회가 제기한 '고리 1호기 가동중지 가처분' 신청 심리도 진행 중이어서 고리 1호기 재가동이 성사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고리 1호기의 원자로는 지난 3월 12일 멈췄다. 앞서 지난 2월 9일 오후 8시34분께 고리 1호기에 12분간 전원공급이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한 뒤 제1발전소장 등이 사고 은폐를 시도해 한 달이 지난 3월 12일 '늑장 보고' 됐고 그때부터 가동이 중지됐다. 그 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점검 등을 거쳤지만 환경단체와 주민들은 재가동을 위한 '미리 짠 시나리오'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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