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포괄수가제를 전격 수용하는 과정에서 새누리당 정몽준 전 대표의 '중재'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정 전 대표는 29일 의협이 설문조사 결과와 수술연기 여부를 발표하는 의협회관을 방문, 의협 지도부를 면담하고 수술 연기를 철회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포괄수가제에 관한 문제를 정부와 의협이 대화를 통해 풀 수 있도록 돕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수술연기를 막는 '중재' 역할에 그치지 않고 향후 의협과 정부간 협상에도 지속적으로 관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또 의협이 포괄수가제 수용의 전제 조건으로 요구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개편에 대해 "건정심 위원 구성에 있어, 공무원 2인을 제외한 나머지는 보다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하면서,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인물을 임명하라는 감사원의 권고가 실현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전 대표의 이 같은 행보는 여당 대권후보로서의 행보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다. 해결사의 모습을 보임으로써 대권후보의 이미지 각인에 나선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일각에선 의협이 포괄수가제의 파고를 넘기 위한 `명분' 확보를 위해 정 전 대표와 연계고리를 가진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정 전 대표측 인사는 "평소 보건복지 분야에 관심이 많았고 19대 국회에서는 복지위에 들어갈 것"이라며 "국민의 목숨을 건 파업은 안된다는 생각에서 중재에 나선것"이라고 설명했다.

송형곤 의협 대변인은 "정치인의 기본적인 의무가 중재자 역할인데 정 전 대표는 그 역할에 충실했다. 의사의 전문성을 존중해달라는 우리의 의견에 공감대가 형성됐고 파국을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