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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강서구 지사동 주민들이 산사태 위험이 있다며 집단 반발하고 있는 보배산 중턱의 보고일반산업단지 공사 현장.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
- 폭우 사고 우려 대책 요구
부산의 한 임대아파트 입주민들이 산사태 공포에 떨고 있다. 아파트 바로 뒤편에 있는 산자락에 조성 중인 산업단지 공사로 장마철에 집중호우가 내리면 대량의 토사가 한꺼번에 쓸려 내려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산은 특히 지난해 3월 발생한 화재로 나무들이 불에 타면서 민둥산 수준으로 전락해 국지성 호우 때 자칫 대규모 인명 피해까지 우려된다고 아파트 주민들은 호소하고 있다.
25일 오후 부산 강서구 지사동 휴먼시아아파트 정문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벌건 민둥산이었다. 아파트 뒤편으로 불과 20m 떨어진 보배산의 중턱 일대에는 나무 한 그루 없었다. 경사도 가파른 탓에 폭우라도 내리면 금세 토사가 뭉치째 쏟아져 아파트를 덮칠 것 같았다.
이와 함께 부산시 허가로 조성 중인 산업공단 공사가 이곳 주민들의 산사태 공포를 키우고 있다. 이날도 산 중턱은 공단 내 터 닦기를 위해 7m가량 산을 깎아낸 상태였다. 지난 2010년 시가 사업계획 고시공고를 낸 강서보고일반산업단지는 보배산 일대 10만446㎡ 면적에 들어선다.
부산과학지방산업단지 내 위치한 휴먼시아아파트는 LH 임대아파트로 8개 동 968세대 규모다. 2008년 사업승인이 난 뒤 2011년 10월 준공된 이 아파트에는 현재 90% 이상 세대가 입주했다.
주민들은 2010년 산업단지 조성과 관련한 주민설명회에서 반대 목소리가 컸는데도 허가를 내준 시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있다. 배병일(73) 씨는 "만약 이 아파트에 고소득층이 거주한다면 시가 이런 식으로 산업단지 허가를 내주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임대아파트 주민의 서러움을 쏟아냈다. 그는 이어 "공포에 떨고 있는 주민들에게 산사태 대책이라도 내놓아야 할 게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공사 지역 아래에 들어설 예정인 초등학교에 다닐 학생들의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박성만(56) 씨는 "산사태가 나면 우리 아이들의 안전은 누가 장담할 수 있느냐"며 "매년 갈수록 국지성 호우로 큰 피해가 발생하는데 비가 오면 무서워서 잠도 제대로 못 잔다"고 말했다.
시관계자는 "산사태를 대비해 지난달부터 보강토 공사에 들어갔다. 일단 올여름 우수기는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며 "산업단지 공사도 전문가로부터 사전 안전성 및 검토를 충분히 받아 주민들이 우려하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