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부경대의 취업 스터디 '상부상조' 회원들이 면접 전형에 대해 토의하고 있다. 이진우 인턴기자

- 대기업·언론 등 직종 세분
- 필기·면접 등 경험자 우대
- 자체 전형·검증 거쳐 뽑아

- 부경대 상부상조 경쟁률 6:1
- 지원자 "별따기" 볼멘소리

올해 2월 부경대를 졸업한 이유진(여·23) 씨는 매일 오전 10시 학교에 나온다. 취업 스터디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이 씨의 하루는 토익, 모의면접, 대기업 인·적성검사 등 일정이 빡빡하다. 오후 6시까지 스터디 회원들과 함께 생활하며 취업 정보를 공유한다. 그녀는 지난 3월 부경대 취업스터디 '상부상조'에 가입했다. 2010년 만들어진 이 스터디는 평균 6 대 1의 치열한 경쟁률을 뚫어야만 들어갈 수 있다. 삼성전기 CJ제일제당 대우조선해양 등 수십 명의 대기업 합격자를 배출한 '명문 스터디'이기 때문이다. 2년 전 부경대 종합인력개발원 창업취업지원센터의 취업동아리로 선정돼 스터디 공간과 지원금을 받고 있다. 부산대와 동아대도 학교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취업 스터디를 전문적으로 꾸려 학생들의 취업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스터디에 들어가는 것은 험난한 취업 관문을 넘기 위한 '필수 코스'가 됐다.

대부분의 취업 스터디는 서류전형과 면접 등 실제 취업 못지않은 자체 전형을 거쳐 인원을 선발한다. '상부상조' 이성원(26·부경대 기계시스템공학과4) 스터디회장은 "학과, 성별, 스터디시간이 맞는지 여부 등을 확인한 뒤 인터뷰 형식으로 대화를 나눈다"며 "화려한 스펙보다는 성실히 스터디에 참여할 수 있는 열정을 가장 많이 본다"고 말했다.

올해 '면접원정대'라는 취업 스터디를 만든 김일범(26·부경대 재료공학과4) 회장은 "아무래도 기업의 면접 경험이 있는 스터디 지원자를 우대한다"며 "함께 스터디를 하루 정도 해본 뒤 정식으로 스터디 회원으로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한 회의를 거쳐 뽑는다"고 말했다.

취업 스터디가 각광받는 이유는 전문적으로 구성된 커리큘럼과 스터디 회원끼리 함께 공부하며 외로움을 덜 수 있다는 점이다. 장윤석(27·부경대 전자정보통신공학) 씨는 "다양한 생각을 가진 스터디 회원들의 첨삭을 받은 덕분에 자기소개서가 훨씬 깔끔하게 다듬어졌다. 또 취업 실패로 좌절을 겪고 있는 서로의 힘든 처지를 잘 알기 때문에 혼자 공부할 때보다 시너지 효과를 얻는다"고 말했다.

스터디 지원자들 사이에서는 "취업보다 스터디 합격이 더 어렵다"며 볼멘소리도 나온다. 한 대학생은 "한 취업 스터디에서 지원공고를 낸 뒤 스터디 회원 충원이 끝나면 다른 지원자들에게 따로 연락을 해줘야 하는 것이 당연한데 이메일 수신 확인도 하지 않아 답답하고 화가 났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언론사 시험을 준비하는 이모(30) 씨는 "언론사 취업 스터디의 경우 언론사 필기·면접시험 통과 경험을 요구하는 곳이 대부분"이라며 "처음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스터디에 끼어들 엄두조차 못 낸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