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케이블카'의 경남 유치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리산권 지자체를 대상으로 케이블카 시범사업지 선정을 추진 중인 환경부의 경제성 평가에서 함양 산청 등 경남 두 곳은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4일 경남도와 함양·산청군에 따르면 환경부는 케이블카 유치를 신청한 경남과 전남 4개 지자체의 경제성(B/C) 평가 결과를 최근 해당 지자체에 통보했다. 평가에서 전남 구례군이 1위이고 전북 남원시, 경남 함양·산청군 등의 순이었다. 구례군만 경제성 기준(1.0)을 넘었다.

환경부는 이들 지자체의 신청서와 사업계획서를 토대로 경제성, 공공성, 기술성, 환경성 등 4개 지표를 기준으로 심사해 적격지를 선정하게 된다. 그러나 경제성을 제외한 3개 지표는 해당 지자체의 제출 서류를 토대로 평가하고 경제성은 전문기관에 맡겨 평가를 한다. 따라서 경제성 평가 결과가 최종 선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경남 유치는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경제성 평가는 환경부가 KEI(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 의뢰해 이뤄졌다.

그러나 함양군 등은 이번 평가의 기준이 된 '케이블카 이용객' 산정에 문제가 있다며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환경부는 등산객을 장래 케이블카 이용객으로 추정하고 지리산국립공원 탐방센터가 있는 일정 지점을 기준으로 이용객 수를 산정했다는 것. 이 결과 구례군의 경우 지리산 피아골이 군의 케이블카 설치지점과 39㎞나 떨어져 있어도 행정구역이라는 이유로 이곳 등산객을 이용객에 포함시켰다. 이에 비해 지리산 뱀사골은 함양군 케이블카 설치지점과 20㎞ 거리에 있어 이곳 등산객의 다수가 함양으로 이동한다. 따라서 뱀사골 등산객은 함양 이용객으로 계산하는 게 맞는데도 행정구역이 남원이라는 이유로 남원 이용객에 넣었다는 것이다.

함양군 관계자는 "평가 기준에 문제가 많기 때문에 행정소송 등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케이블카 유치를 추진해 온 지역단체들 역시 이번 결과에 반발하고 있어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