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23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예술촌 골목마다 옛 마산의 전경을 담은 사진과 지역 예술인들의 모습을 그린 벽화로 장식돼 있다. 박동필 기자 |
- 빈 점포 예술인에 무상임대
- 400m에 50여 공방 터 잡아
- 내일 개촌… 명물·활기 기대
23일 오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예술촌. 일명 '쪽샘골목'을 따라 들어가니 5~6평짜리 점포들이 하나둘씩 나타났다. 이곳에서 유리공예 전문점을 운영하는 정혜경(31) 씨는 작품을 만드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는 미국 유학파로, 서울에서 활동해온 중견 공예가다.
마산이 고향인 정 씨는 "이곳에 예술촌과 창작활동 공간을 조성해 임대한다는 얘기를 듣고 달려왔다. 고향의 예술촌이 뿌리를 내리고 발전할 수 있도록 나도 한몫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자 김은기(52) 선생의 '안산 도예공방'이 눈에 띄었다. 공방 안에는 각종 도자기들이 전시돼 있었다. 경남 하동군 청학동 가마에서 도자기를 굽는데, 작품당 가격이 200만~700만 원을 호가한다. 400m 골목길 주변에는 이 같은 공방이 50여 개 있었다.
이 예술촌은 쇠퇴한 옛 마산의 중심지인 창동에 만들어졌다. 25일 정식 개촌을 앞두고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이곳은 1970년대까지 전국 7대 도시로 꼽힌 마산지역의 최대 번화가였으나, 인구 감소로 점차 활력을 잃어갔다. 통합 창원시는 이처럼 쇠락하는 옛 도심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예술촌 사업에 나섰다. 지난 3월부터 20억 원이 투입된 이 사업은 빈 점포를 적극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창원시는 월 20만 원의 비용으로 빈 점포를 빌려 예술가들에게 2년간 무료 제공한다. 건물 신축 등으로 막대한 경비가 소요되는 다른 지역 예술촌과는 근본적으로 달라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도시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도심 내 빈 점포를 활용해 예술촌을 만든 것은 창원시가 전국에서 처음 도입한 기법이다.
창동예술촌은 ▷마산예술 흔적 ▷세계적 조각가 문신 예술▷에콜드(학파) 창동 등 3개 분야로 나뉜다. 에콜드 창동에서는 회화, 조각, 행위예술 등 다양한 예술장르의 중견작가들이 활동을 하면서 작품도 판매한다. '마산예술 흔적'은 1960·70년대 천상병, 김춘수 등 시인들의 흔적이 있는 막걸릿집 등으로 꾸며졌으며 '문신 예술'은 문 선생의 예술세계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대형버스 등이 드나들 수 있는 주차장이 크게 부족한 것은 보완해야 할 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곳 창동통합상가상인회 김보성 회장은 "예술촌 조성으로 상가 점포 가격이 20% 이상 뛰고 있다. 방문객들을 위한 각종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다. 많이 찾아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기호 창원시 부시장은 "창동예술촌은 새로운 형태의 도심재생 사업이다. 창원의 대표적인 명물이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