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경남도지사의 대선관련 행보가 이어지면서 지역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김 지사 측근들은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하지만 김 지사의 최근 행보 중에는 정치적 행위로 읽혀지는 것이 많아 정치권에서는 김 지사의 대선 출마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김 지사의 행보 중 눈길을 끄는 대목은 호남지역과의 활발한 교류다. 김 지사는 14일 오후 광주시청 에서 공무원들을 상대로 '2012년 시대정신과 리더십'을 주제로 특강을 펼쳤다. 강운태 광주시장도 이날 경남도청에서 특강을 했다.

김 지사는 바로 도청으로 향한 강 시장과 달리 광주 5·18국립묘지를 참배한 뒤 시청으로 향해 호남정서를 고려한 정치적 행보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두 사람은 강연 전 전남 광양시내 한 식당에서 점심을 함께하며 야권 대선후보에 대한 호남지역 민심 등 정치적 이야기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에는 민선단체장 출신들의 모임(청목회) 회원인 무소속 유성엽(전북 정읍) 국회의원, 이석형 전 함평군수 등을 창원으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는 김 지사의 대선 출마와 정치권 움직임 등과 관련, 깊은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1월 28일에는 노무현재단 광주지역위원회 초청으로 무등산을 등반하기도 했다. 김 지사가 호남지역과의 접촉을 강화하는 것은 민주통합당의 본향인 호남지역 지지가 없이는 본선은 물론 예선 격인 당내 경선 관문도 통과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김 지사가 올 들어 광역단체장과의 만남을 늘리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는 지난 10일 창원 국제보트쇼 개막식에 참석한 김문수 경기지사와 환담을 나눴다. 이날 만남은 국제행사라는 단서가 달렸지만 민감한 시기에 여야 잠룡의 회동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지난 7일에는 새누리당 잠룡으로 분류되는 경남지사 출신의 김태호(김해을) 국회의원을 창원시내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이날 김 지사의 대선출마 등 향후 대권구도와 관련해 의미있는 이야기를 주고받았다는 후문이다.

김 지사는 또 얼마 전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의 요청으로 서울에서 모임을 가져 대선과 관련한 정치적 해석을 낳기도 했다. 두 사람 간 만남이 알려지자 민주당 내에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한국노총이 김 지사 지원세력으로 나서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김 지사의 최근 행보를 보면 6월 말께 대선출마 선언이 확실시된다. 이렇게 되면 김 지사 성격상 지사직을 과감히 던질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지역 민심을 외면할 수 없어 결단까지는 고민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지사는 도지사 선거 때 "당선되면 무소속으로 남아 도정에 전념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따라서 대선에 출마할 경우, 민주당 입당과 더불어 두 번이나 도민과의 약속을 어기는 셈이 돼 파장이 클 전망이다. 김 지사의 우군인 지역시민단체들이 대선출마 포기를 건의한 것 역시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