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대학 신문사들이 수습기자 지원자가 줄어 발간이 중단되는 등 운영에 어려움을 겪거나 학내 비판 기능을 상실해 학생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1967년 창간한 경성대신문은 지난해 1학기를 마지막으로 발간이 중단된 상태다. 지난해까지 2명의 학생기자가 취재·편집·발행까지 맡아왔으나 수습기자 지원자가 없어 더는 신문을 만들기 어려워졌다. 올해부터 경성대는 기존에 있던 경성대방송국(KUBS)과 웹진(디지털경성)을 합쳐 MCC(멀티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센터)로 운영 중이다. 경성대 MCC 이성희 팀장은 "요즘 대학생들은 대부분 인터넷을 통해 기사를 읽기 때문에 예전처럼 종이신문을 찾아서 읽지 않는다"며 "자연스레 대학 신문사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나 신문의 영향력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다른 대학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격주로 발간되는 부경대신문은 편집국장 1명과 정기자 4명이 지면을 꾸려나가면서 인력이 부족해 애를 먹고 있다. 부산외대신문도 편집국장 1명과 정기자 5명으로 구성돼있다. 

부산외대신문사 김동건 편집국장은 "1980년대처럼 대학생들이 신문에 열광하는 시대는 지나갔다"며 "대학 신문사 내부에서 선배들의 노하우, 연재코너, 취업소식 등 학우들이 읽고 싶어하는 기사를 생산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대학 학보사들이 학교 홍보에만 치우쳐 학내 비판에는 소홀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 대학의 학생은 "학보사가 학교의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에 학교나 재단에 대한 비판기사는 거의 찾아볼 수 없어 학교 홍보지 같은 느낌이 든다"며 "학보가 발행되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학생들도 다수"라고 전했다.

이런 사정 때문에 대학신문보다 학내 대안언론이 대학생들의 주목을 받고있다. 지난해 12월 첫방송을 시작한 '동아대버전 나는 꼼수다(동꼼수)'는 '문도리코와 총학생회장 단식' 등 학내 주요 현안들을 신랄하게 비판해 인기를 끌고있다(본지 지난 2월 9일 자 8면 보도). 동꼼수 진행자 윤인수 씨는 "학내 언론에서 하지 못하는 말을 대신해 줘 속이 시원하다는 댓글이 올라와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부경대 신문방송학과 이상기 교수는 "대학신문이 학내 비판을 하지 않는다면 언론의 기능을 잃은 것"이라며 "SNS와 같은 새로운 매체들이 등장해 대학신문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학신문의 명맥이 끊겨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