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경남지사의 대선 출마와 지사직 사퇴 여부를 놓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김 지사가 최근 대권 행보를 본격화하자 경남도의회 새누리당 측은 지사직 사퇴와 시·군 순방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또 야권 성향의 지역시민단체들은 김 지사의 대선 출마 반대의견을 전달하고 나섰다.

경남도의회 김오영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4일 도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 지사는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정치권에서는 김 지사가 6월 말 전후로 대선 출마와 지사직 사퇴 선언 시기를 정해 놓고, 출마에 따른 명분 축적과 지지도를 높이려는 대선 행보를 한다고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지사는 지난 2월 민주통합당 입당에 이어 이번 대권 도전까지 도지사 후보 당시 도민과의 약속을 두 차례나 어기려 하고 있다"며 "이는 지사직을 대권 도전의 디딤돌로 활용하려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김 원내대표는 "김 지사의 이런 행태는 도정에서 이미 마음이 떠났다는 증거로, 김 지사는 즉각 사퇴해 도정 공백을 막아야 한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도내 시·군 순방 역시 정당한 도정 행위가 아닌 정치적 행위로 받아들여진다"며 중단을 요구했다. 

도의회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은 오는 17일 임시회가 열리면 전체 모임을 갖고 이 문제를 집중 논의할 예정이어서 마찰이 예상된다.

또 김 지사 지지세력인 야권 성향의 지역단체들은 그의 대선 출마를 강력 반대하고 있다. 창원·마산·김해·진주·통영 YMCA  등 18개 시민단체로 이뤄진 경남시민단체연대회의는 최근 이 같은 의견서를 비공개로 경남도에 제출했다. 

이들 단체는 의견서에서 "김 지사가 사퇴하면, 겨우 싹을 틔운 민주개혁과 지역주의 극복의 실험이 무위로 돌아간다"며 지사직 사퇴를 만류했다. 또 "대선 출마를 위해 지사직을 이용했다는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이후 야권 도지사 당선이 더욱 어려워 지는 등 야권이 겪을 정치적 후유증이 엄청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 단체는 김 지사가 대권 행보를 멈추지 않으면 반대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하는 등 활동 수위를 높여나갈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김 지사는 이날 오후 광주시청에서 시 공무원들을 상대로 특강을 했다. 이는 강운태 광주시장과의 교차특강 차원에서 이뤄졌지만, 김 지사는 특강에 앞서 광주 5·18국립묘지를 참배하는 등 호남정서를 고려한 정치적 행보를 이어갔다. 김 지사의 이런 행보는 향후 당내 경선 등 '대권 장정'에서 호남 지지세 확보가 중요 관건임을 의식한 행위로 분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