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자에게 파격적 제안 후
- 연락두절·잠적… 피해 급증
- 통신사 "상관없는 일" 발뺌
지난 1월 말 어머니와 함께 부산대 앞 한 휴대전화 판매점에서 휴대전화를 새로 개통한 김모(여·21) 씨는 지금도 당시를 생각하면 화가 치밀어 오른다. 당시 판매점 직원은 휴대전화를 새로 개통하면 기존 전화기의 위약금을 대납해주겠다며 가입을 유도했다. 이에 김 씨는 계약기간이 1년 남짓 남았지만 판매점 측이 1인당 36만 원씩 총 72만 원을 지원해주겠다며 가입신청서에 이를 명시하기까지 해 어머니와 함께 전화를 새로 개통했다.
하지만 대납하기로 한 3월 초까지 연락이 없어 다시 가게를 찾으니 이미 문을 닫고 사라진 뒤였다. 답답해진 김 씨는 통신사 고객센터에 이를 문의했지만 대리점에 접수된 가입신청서에는 위약금 대납에 대한 언급이 없어 보상해줄 수 없다는 말만 돌아왔다. 현재 김 씨와 어머니는 울며 겨자먹기로 각각 33만 원의 위약금을 할부로 납부하고 있다. 김 씨는 "통신사는 대리점, 대리점은 판매점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위약금을 대신 내주겠다는 말을 믿고 휴대전화를 개통했다 위약금도 못 받고 판매점과 연락마저 두절돼 피해를 입는 경우가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7일 한국소비자원 부산본부에 따르면 위약금 대납 미지급으로 소비자원에 접수된 피해신고는 지난 2010년 90건(부산 65건, 울산 4건, 경남 21건)에서 지난해 131건(부산 88건, 울산 13건, 경남30건)으로 50%가량 급증했다.
현재 대부분의 휴대전화 판매점들은 가입자 유치를 위해 위약금 대납을 조건으로 걸고 있다. 계약된 기간이 지나지 않아 물게 되는 비용을 대신 내주겠다는 것. 이에 따라 가입자들은 새로운 휴대전화가 나오면 기존 계약을 파기하고 통신사를 변경해 새로 전화를 개통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위약금이라며 지급하는 돈은 통신사가 새로운 휴대전화기에 지급하는 기계 보조금으로, 엄연히 따지면 위약금 대납이 아니다.
이에 대해 통신사 측은, 판매점은 대리점 소속이라 통신사와는 관계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대납해주겠다는 판매점이나 상담원의 약속을 맹신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