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미삼아 학교 등 서버 공격
- 울산경찰, 17명 불구속 입건
중학생 등 10대 청소년들이 디도스(DDoS·분산 서비스 거부) 공격용 악성 프로그램을 제작해 판매하다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이들이 개발한 프로그램은 '컴퓨터 방어벽'인 백신을 무력화시킬 정도의 위력을 지닌 데다, 자신의 프로그램 제작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공공기관뿐 아니라 개인 홈페이지까지 무차별 공격했던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울산경찰청은 인터넷 디도스 공격용 악성 프로그램을 제작·판매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로 중·고교생 15명 등 모두 1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지난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가운데 인터넷을 통해 만난 장모(14·중2) 군과 오모(16·고1) 한모(〃) 군은 좀비PC를 이용해 특정 서버를 다운시키는 신종 디도스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또 인터넷 블랙마켓(암시장)에서 이 프로그램을 건당 5000~1만 원에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은 프로그램 구매자들과 함께 디도스 프로그램의 위력을 과시하기 위해 통신회사 서버는 물론 개인 홈페이지까지 무차별 공격했다.
제작자 중 한 명인 오 군은 지난달 10일 인터넷서비스 제공업체의 서버를 공격해 울산지역 대기업 등 43개 업체의 홈페이지가 15분간 장애를 일으키게 했다. 이들로부터 프로그램을 구입한 경북의 한 중학생은 디도스 공격의 성능을 시험하려고 학교 홈페이지를 공격해 다운시켰다.
이들이 사용한 디도스 공격용 악성 프로그램은 중국에서 제작된 디도스 공격용 도구를 변형해 한국어로 번역한 것이다. 지난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공격에 사용된 프로그램과 같지만, 기존 디도스 프로그램과 비교하면 파괴능력을 강력하게 개량한 것이 특징이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이 개발한 디도스 프로그램은 컴퓨터에 설치된 백신프로그램 자체를 무력화시키거나 우회해 컴퓨터를 공격하는 등 전문가 이상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경찰청 김정규 사이버수사대장은 "이들이 공급한 일부 프로그램은 인터넷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고, 동영상으로 사용법을 설명해주는 카페나 블로그까지 있다"며 "이를 볼 때 누구나 손쉽게 악성코드를 만들어 좀비PC를 생성하고 공격 표적을 설정한 뒤 엔터키만 누르면 디도스 공격이 바로 가능하다"고 위험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