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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6억 자전거도로 '헛바퀴'

부산시내 370.76㎞ 조성, 대부분 보행 겸용 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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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남구 부경대 대연동 캠퍼스 앞 자전거 전용도로. 23일 오후 이곳에는 오토바이와 자전거가 곳곳에 대어져 자전거를 타고서 지나다니기 어려운 실정이다. 박수현 기자 parksh@kookje.co.kr
- 날림공사로 곳곳 파손
- 사고 등 속출 애물단지로

자영업자 김형태(60) 씨는 자신의 집이 있는 부산 금정구 회동동에서 남구 부경대까지 매일 자전거로 출퇴근하며 전쟁을 치른다. 자전거 전용도로에는 불법주차 차량이 길을 막기 일쑤이고,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에서는 사람들을 피해 다니느라 곡예운전을 해야 한다. 김 씨는 "자전거도로 곳곳에 홈이 파여있는데도 제대로 보수하지 않아 위험한 경우가 많다. 자전거 인프라는 미비한데 자전거 이용만 권장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에 부응해 부산시가 지난 2009년부터 시민들에게 자전거 이용을 권장하고 있지만, 정작 관련 인프라는 부실하기 짝이 없다. 도심에서 자전거를 타고 다닐 만한 자전거 전용도로는 턱없이 부족한 데다, 그마저 일부는 날림으로 만들어놓아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같은 문제점은 본지 취재팀이 '자전거 주간(22~28일)을 맞아 시내 자전거 인프라와 관련 행정을 점검한 결과 드러났다.

시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자전거 이용시설 정비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자전거도로 설치, 자전거 보관대 확충, 공영자전거 도입 등 정책을 추진했다. 현재까지 시내에 조성된 자전거도로는 370.76㎞이며, 여기에 국·시비 366억 원이 투입됐다.

하지만 자전거 전용도로는 전체의 16%인 58.14㎞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통근형 자전거 전용도로는 ▷부경대~경성대 ▷사직운동장~옛 송월타올 ▷신평역~장림공단 연계도로 ▷해운대 신시가지 순환도로 등 네 곳뿐이다. 나머지는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312.62㎞)로, 인도 위에서 자전거와 보행자가 뒤섞여 다니는 구조여서 사고 위험이 높다. 심지어 줄 하나만 그어놓아 자전거도로인지 구분하기 힘든 곳도 많다.

시는 당초 통근형 자전거 전용도로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었지만, 도로 폭이 좁아 각종 민원이 발생하자 이를 포기하는 대신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와 레저용 자전거도로 개설에 주로 신경을 썼다. 자전거 전용도로가 부족하다 보니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시민을 찾아보기 어렵다. A자전거동호회 회원 황모(34) 씨는 "자전거 출퇴근을 시도하다 사고 우려 때문에 포기했다. 동호회에서도 출퇴근보다 대부분 레저용으로 이용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교통정책과 손병철 자전거정책담당은 "부산은 도로가 좁은 곳이 많아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드는 데 걸림돌이 많다. 내년에 자전거도로 현황을 점검한 뒤 신규 개설이나 인프라 확충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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