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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송현의 이슈 인물 <8> 장제국 동서대 총장

부산의 이야기 '갈맷길 바람꽃' 등 발굴·각색, 세계로 발신을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2-04-22 19:52:06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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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토리텔링협의회 공동이사장인 장제국 동서대 총장이 지난 19일 동서대 임권택영화연구소에서 임권택 감독의 초기 영화 포스터를 가리키며 스토리텔링과 영상콘텐츠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곽재훈 기자 kwakjh@kookje.co.kr
- 부산스토리텔링협의회 창립
- 문화콘텐츠 개발역량 한데 모아 '소프트 파워' 키우는 계기 마련

- 낙동강·바다 등 소재 무궁무진
- 일본 오카야마 '모모타로'처럼 애니메이션·캐릭터 만들어야

- 동서대, 밀도 있는 콘텐츠 제작
- '아바타' 컴퓨터그래픽 회사와 교류

- 市, 유수 디지털社 유치정책 필요
- 부산 주도 韓中日 문화외교 여지

최근 국제신문과 동서대학교 주도로 창립된 부산스토리텔링협의회가 화제다. 스토리텔링협의회가 뭘 하는 곳이냐부터 스토리텔링(이야기)이 산업이 되고 도시를 바꾼다는 게 가능하냐는 등의 질문이 잇따르고 있다. 협의회 창립이 일회성 이벤트에 그쳐서는 안 되고 '소프트 파워 부산'을 만드는 결정적인 계기가 돼야 한다는 애정어린 지적도 집행위원회에 전해온다. 창립을 주도한 공동이사장 장제국 동서대 총장을 지난 19일 캠퍼스 내 임권택영화연구소에서 만나 부산스토리텔링협의회 창립 의미와 향후 계획 등을 들었다.

-부산스토리텔링협의회(부산스토리협) 창립 의미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국제신문과 동서대를 비롯해 부산문화재단, 부산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 영화의전당 등 문화·콘텐츠와 관련된 대규모 산·학·관·연 네트워크가 꾸려지기는 국내에서 처음입니다. 그동안 흩어져 있던 문화콘텐츠 개발역량을 한데 모음으로써 큰 시너지 효과를 내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것이 협의회 창립의 가장 큰 의미라 할 수 있습니다.

-네트워크(부산스토리협)가 지향하는 내용적인 측면을 본다면 어떻습니까?

▶부산스토리협 창립을 계기로 소프트웨어 콘텐츠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봅니다. 그간 부산의 발전방향이 하드웨어적 인프라 확충에 치중된 측면이 없지 않습니다.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도 콘텐츠가 없으면 경쟁력을 가질 수 없는 시대 아닙니까. 소프트웨어가 있어야 주도권을 쥘 수 있죠. 잘 만들어진 스토리는 언제나 높은 가치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평소 강조한 '정보발신지 부산'의 의미로 본다면?

▶부산은 제2의 도시이면서도 전국적인 정보를 내지 못했습니다. 생산한 게 없으니까요. 서울과 수도권의 담론과 정보를 수신하는 곳으로 전락한지 오랩니다. 정보의 종속은 정치 경제 문화 등 사회 모든 면에서의 종속을 의미하죠. 부산에서 발굴되고 각색된 훌륭한 스토리를 세계에 발신하면, 부산은 비로소 정보발신지로서 서울은 물론 세계도시들과 경쟁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부산스토리협을 세계를 향한 부산의 정보 산실이 되도록 발전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부산스토리협 관점에서 부산의 가능성은 어떻게 봅니까?

▶풍부한 자연·역사적 조건을 갖고 있습니다. 우선 낙동강과 부산 앞바다, 그리고 금정산과 어우러져 살아온 부산 사람들의 이야기는 무궁무진하죠. 또 부산은 한국역사의 최전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역사적 사건이 많지 않습니까. 첫 개항지에다 임진왜란 당시 일본과 가장 먼저 교전했고 한국전쟁 때는 대한민국의 임시수도였어요. 이 같은 역사적 사건들은 대부분이 도시 곳곳에 그리고 서민의 삶에 스며들어 있죠. 한국의 각 분야 지도자 중 부산과 인연이 없는 사람은 거의 없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동안 이들 스토리의 원형을 방치하다시피 했어요. 이제부터 잘 다듬어 빛나는 다이아몬드를 만들어야죠.

-'스토리텔링 허브 부산'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닻을 올렸습니다. 이제 구체적인 실행에 나서야 할 때인데 우선 해야할 일은 무엇인가요?

▶부산스토리협에는 여러 기관(주체)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우선 각 주체들 간의 소통을 확대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목표와 비전을 공유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물론 주체들은 모두 스토리 산업에 대한 공통된 인식을 갖고 참여했지만 협의회 창립을 계기로 더 많이 소통하고 공통인식을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를 테면 소프트 파워로써 부산의 브랜드를 높일 수 있고, 삶의 질이 높은 도시, 사람이 모이는 도시를 만드는 데 부산스토리협이 견인차가 될 수 있다는 꿈과 의지를 공유해야 하는 것이죠. 그 다음 각 기관의 스토리텔링 관련 업무 영역을 파악하고 주체 간 기능 조정과 역할 분담을 통해 영역별 추진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이를테면 스토리 발굴, 아이디어 연구, 교육 및 인재양성, 콘텐츠 제작 등으로 세분화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준비되는 대로 빠른 시간 안에 공동프로젝트를 수행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공동프로젝트라 하면?

▶협의회가 준비 중인 '궁리-장영실 스토리' 문화상품화(뮤지컬 드라마), 부산 탐방로 스토리텔링 사업인 '갈맷길 바람꽃' 등을 검토할 수 있겠습니다.

장 총장과 기자는 인터뷰 도중 임권택영화연구소를 둘러 보았다. 장 총장은 또 얼마전 면담을 요청한 학생으로부터 들은 '앵무새소년'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앵무새소년은 앵무새에 대한 사랑을 앵무새 공원 설립의 꿈으로 발전시키고 있는 경호학과 학생에게 장 총장이 붙인 별명이다.

-스토리텔링과 콘텐츠에 대한 총장과 동서대의 의지가 남다른 것 같습니다.

▶감동적인 스토리는 실의에 빠진 사람들에게 삶에 대한 의욕과 희망을 불어넣어 주고, 사회를 윤택하게 하기도 합니다. 이런 이야기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주변에 있어요. 이를 발굴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스토리로 다듬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디지털콘텐츠학부 임권택영화예술대학에서 스토리를 개발하고 이를 토대로 시나리오를 쓰고 영화 드라마 등 콘텐츠를 제작하는 연구·작업을 밀도 있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하나로 영화 '아바타' 제작으로 유명한 뉴질랜드의 컴퓨터그래픽 제조회사인 웨타디지털과 교류하고 있구요.

-흥행 보증수표인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발길을 끈 웨타디지털의 노하우를 배우기 위함이겠지요?

▶그렇습니다. 웨타디지털은 '반지의 제왕', '아바타'에 이어 현재 '호빗'을 제작 중인데, 우리대학은 그곳에 교수를 한명 파견했어요. 그 교수는 당초 '아바타' 제작에 참여한 캐릭터개발 전문가였는데, 우리가 교수로 채용한 분입니다. 이 같은 인력 교류를 통해 앞선 웨타디지털을 벤치마킹하려는 것입니다. 물론 웨타디지털이 핵심기술을 쉽게 내줄리 없습니다. 교류를 통해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입니다. 부산도 전통적 제조업뿐 아니라 웨타디지털 같은 세계적인 디지털콘텐츠 분야 업체를 유치할 수 있는 전략과 정책을 수립해야 합니다.

-일본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민간연구소에서도 수년간 근무했는데, 그곳의 스토리텔링은 어떻습니까?

▶일본은 이야기가 넘쳐 흐르는 곳입니다. 지역마다 자기의 스토리를 만들고 이를 상품화하고 있죠. 한 예로 시코쿠섬 오카야마의 모모타로(북숭아 아이) 이야기를 들 수 있습니다. 복숭아에서 나온 아이를 소재로 동화책과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캐릭터 상품을 만들어 기념품으로 팔고 있습니다. 작은 마을은 모모타로란 스토리텔링 하나로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일본은 자잘한 얘기일지라도 열심히 정리한다는 게 우리가 배워야 할 점입니다. 이야기 원형이 풍부하니까 후속작업을 하기가 쉽지요.

-동북아 문제 전문가로서 스토리텔링을 통한 문화외교 가능성은 어떻게 보십니까?

▶이웃나라 간에는 애증(愛憎)이 교차하게 마련입니다. 한중일이 그렇고 유럽 여러 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각 나라의 중앙과 중앙은 갈등(憎)으로 부딪치기 쉽습니다. 하지만 지방 끼리는 비정치적으로 우호적인 관계(愛)를 도모할 여지가 많습니다. 이런 원리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외교기술의 기본이죠. 한중일은 부산을 중심으로 교류한 사례가 많아, 스토리텔링 소재가 풍부합니다. 한중일 역내에서 스토리텔링을 개발·생산·판매하는 구조를 만들면 성공할 가능성이 충분할 것으로 봅니다. 부산스토리협이 중심이 돼 일본 큐슈와 중국 연안도시의 인사들이 참여하는 (가칭)한중일스토리텔링포럼을 구성해 가능성을 구체화해가는 작업도 의미 있을 것 같습니다.

-동서대가 올 10월 말 열리는 아시아 100개 대학이 참여하는 '아시아대학 총장회의'를 유치했는데, 취지는 무엇인가요?

   
▶대규모 국제행사를 치름으로써 대학의 인지도를 높이고자 하는 게 기본 목적입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학생들에게 '아시아의 시대'를 인식시켜 주려는 데 있습니다. 오는 7월 동서대와 태국 방콕대, 말레이시아 패를리스대 등 아시아 5개국 5개 대학이 인도네시아에서 '아시아 여름학교'를 엽니다. 그 성과를 아시아대학 총장회의에서 설명하고 더욱 큰 규모의 여름학교 설립을 제안할 계획입니다. 성사되면 우리 대학생들이 여름학교를 통해 국제적 마인드와 아시아에 대해 공부하고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편집부국장 pine@kookje.co.kr


● 약 력

▶1964년 부산 출생 ▶1987년 미국 조지 워싱턴대 졸업 ▶1989년 조지 워싱턴 대학 석사 ▶1993년 미국 시라큐스대 로스쿨 졸업(법학 박사) ▶1994~1996년 일본 이토추상사 도쿄본사 정치경제연구소 특별연구원 ▶1996~2003년 몰렉스(주) 동북아시아지역본부 총괄 감사역 ▶2001년 일본 게이오대학 정치학 박사 ▶2003~2009년 동서대 일본연구센터 소장 ▶2003~2011년 동서대 국제협력위원장·국제학부 교수 ▶2007 동서대 부총장 ▶2011년 동서대 총장 ▶현재 동서대 총장, 외교통상부 정책자문위원, 부산-후쿠오카 포럼 간사, 한일차세대학술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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