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60만원 받은 부장교사도 해임처분 확정 판결 받아
- 관행 미명 용인세태 경종
교육청이 학부모들부터 거액의 불법찬조금을 거둔 교사에 대해 중징계를 내린 것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잇따라 나왔다. 촌지 대신 찬조금이 기승을 부리는 사회풍조에 경종을 울리고 교육계와 학부모에게 불법찬조금 문제에 대한 주의를 환기해 주목된다.
서울고법 행정3부는 인천 A고등학교 교장 최모(여·54) 씨가 인천시교육감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 취소소송'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이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21일 밝혔다.
최 씨는 2008년 3월부터 2009년 8월까지 A고등학교 교장으로 근무하면서 학부모들로부터 테마연수 지원비 등 7차례에 걸쳐 700여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았다. 또 학부모에게 수천만 원 상당의 학교발전기금 및 학교시설 설치 등을 요구하다 학부모 단체의 고발로 적발됐다. 인천시교육청은 청렴의무를 위반한 최 씨에 대해 2009년 9월 해임처분을 했고, 최 씨는 소청심사 청구를 했으나 같은해 12월 기각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학교 교장인 원고의 요구를 학부모들이 쉽게 거절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이는 데다가 원고가 수수하거나 요구한 금액이 적게는 수십만 원에서 크게는 수천만 원에 이르는 점을 고려하면 사건 처분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대법원은 부산의 B고등학교 부장교사 이모(53) 씨가 부산시교육감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 씨는 지난해 3월 B고 부장교사로 근무하면서 학부모 임원 35명으로부터 수학여행경비 등 불법찬조금 1260만 원을 받았다. 이 씨는 460만 원을 담임교사들에게 나눠준 뒤 잔액을 보관하다 교사들 간 갈등이 불거지자 자신의 돈을 보탠 1200만 원을 학부모들에게 되돌려 준 사실이 적발돼 2010년 2월 해임됐다.
항소심 재판을 맡은 부산고법 행정2부는 판결문에서 불법찬조금 관행에 대해 강하게 질책했다. 재판부는 "불법찬조금 관행이 사라지지 못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잘못임을 알면서도 관행이라는 미명하에 용인해왔기 때문"이라며 "상대적인 불이익을 면하기 위해 찬조금을 낼 수밖에 없는 학부모들은 심한 자괴감을 느낄 수밖에 없고 교사는 신뢰나 존경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원고가 20여 년간 교사로서 성실히 근무해왔고 불법찬조금 수수가 오래된 관행이어서 개인적으로는 억울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불법 관행을 바로잡고 올곧은 자세를 견지하는 대부분 교사들의 노고를 헛수고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엄정한 징계를 내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