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 하구에 서식하는 새들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 환경단체 '습지와 새들의 친구'(이하 습새친)는 21일 '낙동강 하구 4대강 사업 지역 조류 조사 보고서'를 통해 4대강 사업 이후 겨울철 낙동강 하구에 서식하는 조류 수가 조사 구역에 따라 최대 73% 감소했다고 밝혔다. 습새친은 4대강 사업 시행 전인 2008년 11월~2009년 2월과 시행 후인 2011년 12월~2012년 2월 매월 둘째 주에 낙동강 하구 조류 서식 현황을 조사했다. 조사는 대천천 합류지점에서 낙동강 하굿둑에 이르는 지역을 2개 구역(1구역 낙동대교 하류 수면부~염막둔치 일웅도, 2구역 낙동대교 상류 수면부~삼락·대저·화명둔치)으로 나눠 진행했다.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1구역의 조류 수는 2008년 11월~2009년 2월 2만6268마리였으나, 2011년 12월~2012년 2월 6906마리로 73.7%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4대강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0년 전후로 조류 수가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습새친은 "1구역의 조류 수가 이처럼 급감한 것은 주요 먹이장소이자 쉼터였던 염막둔치(논)가 4대강 사업으로 모두 사라진 데다, 수변부가 절개되면서 조류 서식지 기능을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구역의 조류 수는 2008년 11월~2009년 2월 2만167마리였으나, 2011년 11월~2012년 2월 1만7726마리로 12.1% 감소한 것으로 관찰됐다. 2구역의 조류 수 감소율이 1구역보다 낮은 것은 2구역이 1구역에 비해 4대강 사업에 포함된 지역이 적은 데다, 최근 2년간 평년보다 낮은 겨울철 기온이 이어지면서 강 일부가 얼어 조류가 모여들었기 때문이다.
4대강 사업으로 가장 타격을 받은 조류는 잠수성 오리류였다. 잠수성 오리류는 2008년 11월~2009년 2월 조사 지역에 4361마리였으나, 2011년 11월~2012년 2월에는 678마리로 84.5%의 감소율을 보였다. 습새친은 4대강 사업을 하면서 강폭을 줄이고 강바닥을 깊게 파 잠수성 오리류가 먹이를 구하기 힘들어진 게 개체 수 감소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습새친 천성관 공동대표는 "지금이라도 훼손된 수변부를 복원하고 준설을 금지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