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道·市 105만원 案 반영 안돼
- 지분 정산과정서 손실 불가피
- 도의회 "제3업체서 재평가를"

경남도의회가 김해관광유통단지의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가 저평가됐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롯데쇼핑이 사업자로 참여하는 이 단지는 올해 말 경남도가 롯데 측에 도 지분을 매각하는 정산작업이 예정돼 있다. 표준지 공시지가는 감정가 등 매매가격 산정의 주요 기준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낮게 평가되면 롯데 측에 큰 특혜를 줄 수 있다.

15일 경남도의회에 따르면 국토해양부는 올해 초 김해시 장유면 신문리 김해관광유통단지(87만8000㎡)의 표준지 공시지가를 ㎡당 83만 원으로 예정했다. 이는 지난해(㎡당 78만 원)보다 불과 5만 원 오른 것이다. 이에 대해 도와 시는 2009년부터 3년간 이곳 공시지가가 동결된 점을 감안할 때 터무니 없이 낮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자 국토부는 전년보다 17만 원(21.7%) 오른 95만 원으로 확정, 고시했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시지가가 도와 시의 제시가격에 크게 못 미친다는 점이다. 경남도와 김해시는 법무사 세무사 공인중개사 등 전문가들로 구성된 김해시부동산평가위원회를 통해 지난해보다 34.6% 오른 ㎡당 105만 원을 제시했다.

특히 표준지 공시지가 차이는 경남도와 롯데의 김해관광유통단지 지분 정산과정에서 도에 큰 손실을 입힐 수 있다.

가령 도와 시가 제시했던 공시지가(㎡당 105만 원)를 적용할 경우 유통단지 감정가는 ㎡당 123만 원으로, 종전보다 32만 원 오르면서 전체 매각금액은 1조822억 원이 된다. 이를 경남도 지분으로 환산하면 2997억 원으로 종전보다 769억 원이 증가한다.

그러나 국토부가 고시한 공시지가(㎡당 95만 원)를 적용하면 전체 매각금액은 종전보다 2416억 원 증가한 9422억 원 정도가 된다. 이를 도 지분으로 계산하면 종전보다 670억 원이 늘어난다. 결국 99억 원 가량이 적게 산정되는 셈이다. 지분 정산을 위한 감정가 산정은 국토부 고시 표준지 공시지가를 주요 기준으로 삼도록 하고 있다.

도의회는 이에 따라 롯데 측이 정산과정에서 100억 원 가량을 더 챙기게 됐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표준지 공시지가 산정을 맡은 감정평가업체는 지난해 롯데 측 의뢰로 김해관광유통단지 감정가를 산정한 곳과 같은 회사라는 것이다. 이에 김해시는 공정한 평가를 위해 올해 초 이 단지 표준지 공시지가 산정에서 이 업체를 제외할 것을 국토부에 요구했으나 수용되지 않았다.

도의회 김해연 의원은 이날 본회의에서 "국토부가 경남도와 김해시의 의견을 무시하고 감정평가업체의 가격을 그대로 반영한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며 "경남도와 김해시는 제3의 업체를 선정해 즉각 재평가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경남도는 김해관광유통단지 부지 소유권을 롯데 측에 넘겨주고 도 투자분 27.7%(2085억 원)를 돌려받는 정산작업(지분 매각)을 올 연말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