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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학교 본관 전경. 1870년 보불전쟁 때 독일이 프랑스를 점령하면서 광대한 도시계획과 함께 근대 대학의 개념을 도입해 스트라스부르대를
집중 육성했다. 이선정 기자 |
- '68혁명' 후 특성화대로 분리…2009년 종합교육기관 재출발
- 괴테·슈만 등 사상가 배출…인문사회과학·이학계열 강점
- 박사과정 유학생 비중 50%
- 부산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유럽의회 본부가 위치한 '유럽의 수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이 지역의 거점국립대인 스트라스부르대학교는 47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유서깊은 학교다. 4만2000여 명의 학생과 2600여 명의 교수, 2000여 명의 직원으로 구성돼 프랑스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스트라스부르 시민이 27만 명 정도여서 시민 5명 중 1명은 대학 관계자인 셈이다. 스트라스부르는 '대학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스트라스부르대는 마르크블로흐대학교 로베르슈만대학교 루이파스퇴르대학교 등 3개 국립대들이 하나로 대통합해 지난 2009년 1월 재출범했다. 당시는 프랑스에서 국립대 대통합과 법인화가 거의 없어 '매우 독특하고 개척적인'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이 때문에 스트라스부르대는 프랑스 내에서 통합과 법인화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이 대학 측의 설명이다.
■대통합까지의 역사
스트라스부르대의 출발은 르네상스 시기인 16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538년 신학 철학 의학 법학 등을 가르친 개신교 고등학교 수준에서 출범한 스트라스부르대학은 1621년 대학으로 승격돼 고등교육기관으로 본격적으로 운영된다.
현재와 같은 대학의 기틀이 세워진 것은 1870년 보불(프로이센-프랑스)전쟁 때다. 당시 독일이 이 지역을 점령한 뒤 거대한 도시계획을 진행하면서 근대 대학의 개념을 도입해 거점국립대로 집중 육성하게 된다. 교수를 대거 초빙하고 도서관 연구소 등 인프라를 확충하면서 획기적으로 발전하게 된다.
1971년은 대학의 또다른 전환점이 된다. 이른바 '68혁명(1968년 일어난 대규모 반정부시위)'으로 촉발된 대학개혁 작업으로 3개의 국립대로 분리, 관리하게 된 것이다. 당시 대학별 특성화가 중요시되면서 마르크블로흐대(인문학) 로베르슈만대(법정사회학) 루이파스퇴르대학(과학)으로 나눠졌다. 그러다 2009년 1월 통합을 통한 경쟁력 강화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4년에 걸친 작업 끝에 하나의 대학으로 재출범하게 됐다. 스트라스부르대 알랭 베레츠 총장은 "3개 대학이 인문대학 자연과학대학 사회과학 등으로 특성화되면서 각 대학이 전문분야에만 한정된다는 한계가 있었다"며 "좀 더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는 종합적인 교육기관으로 발전하기 위해 통합하기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본인이 직접 레지스탕스 활동을 펼치기도 했던 역사학자 마르크 블로흐와 '유럽통합의 아버지'로 불리는 로베르 슈만, 미생물학자 파스퇴르의 이름을 딴 것에서 알 수 있듯 각각 인문사회과학과 이학계열에서 가지고 있는 세계적 강점을 통합을 통해 그 범위를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프랑스 지역대학이 아닌 유럽 중심대학
프랑스 국립대의 본보기 스트라스부르대는 외국인 학생 비중이 20%에 달한다. 박사 과정의 경우 50%나 될 정도로 비중이 크다. 현재 20%에 이르는 외국인유학생의 40%는 유럽에서, 나머지는 아프리카 아시아 미주 출신이다.
스트라스부르대는 프랑스 독일 스위스 3국의 접경지대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으로 인근 유럽국 학생을 유치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 가령 스트라스부르대는 프랑스 다른 지역의 대학보다 독일 프라이부르그대학교나 카를스루에대학교 등 타국 대학들과 더욱 활발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괴테, 마테르니치, 슈만 등 세계적 사상가를 배출한 지적인 전통이 더해졌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위한 별도의 노력을 하지 않음에도 유럽을 비롯해 아프리카 아시아 미주에서 유학생이 몰려들고 있다고 대학 측은 설명했다.
1919년 '스트라스부르대학교' 명칭을 처음 사용했을 때 '프랑스의 우수한 사상을 유럽에 전파하자'는 모토를 내걸었고, 1989년 '라인강 상류지역 유럽대학 연합(EUCOR)'을 만들어 이 지역 중심대학으로서 기능하는 등 '프랑스 변방의 지역대학'이 아닌 '유럽의 거점대학'으로서의 준비를 차곡차곡 해온 것이다.
스트라스부르대는 서울보다 일본 규슈지역이 더 가까운 부산이라는 지리적 특성을 활용해 지역거점대인 부산대가 '아시아의 중심대학'으로 발전해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 지자체의 국립대 지원
- 시설지원·산학관 연계로 지역산업 활성화
- 매년 3000만 유로 집중 투자, 독일대학 연구소 등과 협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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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에르 드 생 샤마
알자스주청 부국장(왼쪽), 소피 로프리슈
알자스주청 부대표 |
프랑스 지방자치단체는 대학 시설지원과 산학관 연계 활성화로 지역거점국립대를 대대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스트라스부르가 속한 알자스주의 정부인 알자스주청은 매년 3000만 유로(450억 원 상당)를 지역 내 2개 대학(스트라스부르대와 오트알자스대)에 투입하고 있다.
피에르 드 생 샤마 알자스주청 연구대학 교육·기술전수 부문 부국장은 "대학 지원액수가 절대 금액으로는 프랑스 평균 수준이지만 인구 1인당으로 계산하면 대학교육 지원금은 상당히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3000만 유로 지원의 80% 정도는 알자스 지역거점대인 스트라스부르대에 집중되고 있다.
1980년대부터 국립대 시설 증설·개보수 등 지원을 주 정부가 하도록 관련 법이 개정되면서 지자체가 국립대 지원을 할 수 있게 됐다. 주로 시설 개보수나 증설 등 인프라 확충과 실험장비 구입, 연구개발비 형식으로 사용되고 있다. 지역의 연구개발비 비중을 높여 자연스럽게 산학관 연계를 유도하고 있다. 알자스주 전체 연구개발비 중 주정부가 지원하는 비중은 43%, 나머지 57%는 기업체가 투자하고 있다. 프랑스 지방정부 지원 평균인 33%보다 훨씬 높을 정도로 연구개발 부문을 집중 육성하고 있는 것이다.
알자스는 전통적으로 화학, 생의학·약학, 재생에너지, 자동차 등 부문이 발달해 있다. 지자체는 대학 지원을 통해 지역특성화 산업의 연구개발(스트라스부르대는 연간 1400만 유로 규모의 연구 프로젝트 진행)과 관련 부문 인력양성을 진행한다.
이와 함께 알자스주청은 인근 국가 지자체와 연계해 지역대학들의 협력을 유도하는 역할을 주도하고 있다. 소피 로프리슈 알자스주청 부대표는 "지리적 조건상 독일 스위스와 근접해 3개국 대학(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와 오트알자스대, 독일 카를스루에대와 프라이부르그대, 스위스 바젤대)과 연구소들이 협력할 수 있도록 지자체들이 협정을 체결해 1982년부터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프리슈 부대표는 "이전의 지원 형태를 보면 '국가는 교육, 지방정부는 경제와 산업'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대학을 지원하면 연구활동이 활성화되고 업계에 훌륭한 인력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지역산업 활성화로 연결된다는 인식으로 바뀌었다. 따라서 지자체 차원의 대학 지원이 강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 알랭 베레츠 총장
- 법인화, 운영에 장점…재정지원 축소 안돼
"통합 과정에서 3개 대학 구성원들이 '독자성을 침해받는다'는 이유로 반대를 많이 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통합 4년째인 지금은 여러 문제점을 극복해서인지 대부분 만족하고 있습니다. 통합 후 법인화를 했는데, 국가 예산만으로 경직하게 움직이던 예전과 달리 발전기금을 받을 수 있고, 연구와 관련된 사업을 대학 독자적으로 실시할 수 있는 등 탄력적 운영이 가능하게 돼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스트라스부르대 알랭 베레츠(사진) 총장은 통합과 법인화 결과에 대해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각각 마르크블로흐대 로베르슈만대 파스퇴르대로 나뉘어져 있던 3개의 국립대가 4년간의 통합 과정을 거쳐 2009년 1월 하나의 대학으로 통합했다.
그는 "정부의 대학개혁과는 상관 없이 예전부터 필요성이 제기돼 추진하던 중 '행복한 우연'으로 관련 법이 개정되면서 통합하게 됐다"며 "힘을 모아 지역과 학문 발전을 위해 좀 더 다양한 연구를 할 수 있는 기틀이 만들어졌다는 것이 중요하다. 법인화 이후 발전기금 모금이 가능해져 2년간 900만 유로를 모았는데 대학의 연간 예산인 4억3000만 유로에 비하면 미미한 금액이지만 이처럼 수익성 사업을 할 수 있게 돼 연구사업을 활성화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통합과 법인화에 전제조건이 있다고 베레츠 총장은 강조했다. "국립대는 국가가 보조를 통해 육성해야 하는 교육기관인만큼 통합과 법인화 이후 재정을 축소해서는 안되며, 또한 대학 간 경쟁을 유발한다면 큰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통합과 법인화 정책에서) 명심해야 한다"며 "우리의 경우 등록금 수준도 법인화 이전과 같이 연간 200유로(30만 원) 수준이다"고 말했다.
스트라스부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