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프로축구 K-리그 승부조작 사건에 중국인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창원지법이 공개한 전 국가대표 최성국 선수의 승부조작 가담 사건 판결문을 보면 최 선수가 2010년 6월 전주(錢主)가 있던 호텔 방에 불려가 승부조작을 강요받는 과정에서 중국말을 쓰는 사람이 함께 있었다고 기록돼 있다. 앞서 최 선수는 지난 9일 1심 재판에서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판결문에 따르면 전주들은 최 선수가 뛰었던 2010년 6월 2일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 승부조작에 실패하자 베팅 손실금을 만회하기 위해 최 선수에게 후속 경기의 승부조작을 요구했다. 전주들은 최 선수의 소속팀이 숙박했던 호텔까지 찾아가 최 선수와 다른 선수 1명을 따로 불러냈다. 당시 호텔방에 불려갔던 선수 한 명은 그 자리에 전주 측 3명이 있었고, 그 중 한 명이 중국어를 구사했다고 검찰과 재판에서 진술했다. 다른 경기 승부조작에 연루된 또 다른 선수도 같은 내용의 진술을 했다.

재판부는 이를 증거로 인정하고 채택했다. 프로축구 승부조작에 중국인이 개입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결국 이 같은 진술이 사실이라면 중국인 조직과 자금이 한국 프로축구 승부조작에 활용됐다는 추론도 가능해진다.

검찰 관계자는 "승부조작 수사과정에서 중국어를 사용하는 전주가 있었던 것은 확인됐다. 하지만 신원이 밝혀지지 않아 더는 수사를 진행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