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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지역 대학들이 등록금을 인하하면서 그 보전 방안으로 교양과목 축소, 시간강사 감원 등을 실행해 교육의 질을 저하시키고 있다. 사진은 지난 8일 동아대 총학생회가 사하구 하단동 승학캠퍼스에서 생색내기식 등록금 인하를 규탄하고 있는 모습. 국제신문 DB |
- 시간강사 감원 희생양 삼아 인건비 아껴 재원손실 메워
- 졸업이수학점도 줄여 나가
- 눈앞의 인하분 보전에 집착, 장기적 교육 질 저하 불보듯
- 시간강사·학생들 거센 반발
부산지역 대학들이 등록금 인하분 보전을 위해 교양과목 축소, 시간강사 감원 등 갖가지 편법을 동원하고 있는 것은 대학 발전을 저해하는 악수라는 비판이 높다. 이 같은 행태는 결국 교육 질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등록금 인하 방안을 마련하기보다 지출을 최대한 줄이는 데만 혈안이 돼 있는 대학의 모습에서 학생과 시간강사들은 절망만 느낄 뿐이다.
■동아대
동아대는 올해 1학기 교양과목 강의 시스템을 전면 수정했다. 먼저 교양과목을 120여 개에서 50여 개로 대폭 축소했다. 교양과목 이수 학점도 2012년 입학생(인문대 기준)부터 34학점에서 15학점으로 줄였다. 그러면서 교양과목 축소로 인한 학생들의 선택권 제한을 고려해 1학년 과정인 전공 기초과목에 타과 학생이 수강해 교양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시도는 교양과목을 담당하는 시간강사를 줄이고 전공수업을 맡는 전임교수의 강의를 늘리겠다는 뜻으로 비용 절감과 연관이 깊다. 교양과목 축소는 학생들의 학문 선택권을 침해해 그 피해가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간다.
또 2011년까지 입학한 학생들이 교양과목 축소로 인한 교양학점 이수(인문대 기준 34학점) 애로를 제기할 것에 대비해 교양학점을 2학점에서 3학점으로 올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3학점 단위로만 수강신청을 해야 하는 탓에 6과목, 18학점까지만 수강할 수 있어 한 학기 최대 수강가능학점인 19학점을 다 채우지 못하고 1학점(계절학기 기준 4만 원)을 포기해야 한다. 이를 8학기로 계산하면 8학점을 손해보는 셈인데, 그만큼 학점 이수를 위한 재학기간이 길어지고 등록금 지출이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한다.
아울러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장학금도 1억8000만 원 축소했다. 동아대 로스쿨 등록금은 한 학기에 900여만 원. 이미 귀족학교가 돼버린 로스쿨에 장학금마저 줄어들면 형편이 어려운 로스쿨 지망생들은 교육 기회를 박탈당하게 된다. 이는 동아대가 교육과학기술부에 로스쿨 인가를 받을 당시 법조인 양성을 위한 재정적 지원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약속과 배치되는 행태다.
■부산대
부산대는 이번 학기에 교양필수 과목인 '실용영어'의 시간강사 수를 줄였다. 기존의 '실용영어 3, 4'를 폐강하면서 시간강사 수요가 감소한 탓이 크다. 비정규직 교수노조는 이를 점진적인 시간강사 축소에 대한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해 3월 정부가 내놓은 국립대 시간강사 처우 개선책에 따르면, 국립대는 시간당 강의료를 지난해 6만 원에서 매년 1만 원씩 올려 2013년까지 8만 원으로 높여야 한다. 여기에 시간강사 계약기간이 1년으로 늘어나면서 대학으로서는 퇴직금 부담도 발생했다. 부산대 비정규직노조 김재경 위원장은 "국립대뿐만 아니라 사립대들도 교양수업을 줄이고 전임교원의 책임시수를 늘리는 등 시간강사 수업료 지출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학내 성적 장학금도 축소했다. 부산대에 따르면 지난해 학부생에게 지급된 장학금은 총 210억 원이다. 올해는 국가 지원을 받아 340억 원의 장학금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장학금이 130억 원이나 늘었지만 성적 장학금은 오히려 줄었다. 국가장학금 215억 원을 지원받으면서 가계곤란학생 30%에게 성적과 관계없이 장학금을 배분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종전보다 성적 장학금 재원이 감소한 까닭이다. 학생들은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 "성적이 우수해도 장학금을 받지 못한다는 게 말이 되냐" "가계곤란학생 장학금 재원을 왜 성적장학금에서 빼서 마련하느냐"고 항의하는 등 분통을 터뜨렸다.
또 대학 측은 학부별 졸업이수학점을 줄여나갈 예정이다. 부산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부 운영위원회에서 졸업이수학점 축소 신청이 들어오면 이를 받아들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부산지역을 비롯한 일부 대학들이 복수전공, 취업 편의 제공 등을 이유로 졸업이수학점을 줄여나가고 있는 추세다. 이에 대해 강의료와 행정력 절감 등을 통한 등록금 편법 인상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부경대
부경대에서도 학내 장학금 축소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성적순위가 올랐는데도 지난 학기보다 적은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이 속출하는가 하면 학과 수석을 하고도 전액 장학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부경대는 13일 학과 수석인 학생에 한해서 전액장학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