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련, 기성회비 반환 촉구21세기한국대학생연합 소속 학생들이 31일 오후 서울대에서 기성회비 반환과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 기성회회계 세입의 비중, 부경대 80.8%·해양대 81.3%
- 대체경비비율·학생수 감안, 부산교대도 80%대 달할 듯
- 예산 부풀려 짜기 만연, 이월금도 年 7.3% 증가

부산에는 국공립대학이 부산대 말고도 세 곳 더 있다. 부경대·한국해양대·부산교대다. 모두 기능과 개성이 뚜렷한 국립대학들이지만, 초점을 '등록금과 기성회비'에만 맞춰보면 차이보다는 비슷한 점이 더 많다. 2011년도 대학 등록금 중에서 기성회비가 차지한 비중은 부경대 80.3%, 부산교대 77.3%, 한국해양대 84.5% 수준이다. 이는 부산대의 81.2%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국립대의 등록금은 '정부 일반회계'에 속하는 입학금·수업료와 '대학 기성회회계'에 속하는 기성회비로 이뤄진다. 그렇다면 등록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학생들의 기성회비가 '대학 기성회회계'(기성회비+이월금+보조금+잡수입+수입대체경비) 전체에서 갖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 대학정보공시 시스템인 대학알리미(www.academyinfo.go.kr)에 올라 있는 자료로 분석해봤다.

부경대는 2011년도 기성회회계의 총세입예산 750억9479만5000원 중 기성회비는 607억 원으로 80.8%였다. 한국해양대는 전체 277억8104만100원 중 기성회비가 225억9910만6000원으로 81.3%, 부산교대는 전체 116억102만 원 중 69억4297만8000원으로 59.8%를 차지했다. 부산교대의 경우 기성회회계에서 기성회비의 비중이 60%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으로 80%를 웃도는 다른 국립대에 비해 적었다.

이는 부산교대의 기성회회계 구성요소 가운데 전년도 이월금 비중이 13.3%로 다른 국립대(부경대 9.11%, 한국해양대 10.1%)에 비해 많았고, 대학의 입시전형료나 논문심사비 등으로 구성된 수입대체경비 항목이 21.7%(부경대 4.71%, 한국해양대 5.9%)로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부산교대는 전교생이 3000명가량으로 규모가 적어 재학생 2만8000여 명의 부경대와 2만 명 수준의 한국해양대와는 동일한 기준으로 보기 힘든 측면이 있다. 이 같은 수치들은 부산대가 보여준 80.9%와 어금버금하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부산 소재 국립대들의 기성회비 비중이 서로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사실은 몇 가지 중요한 점을 시사한다. 먼저, 최근 초미의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른 기성회비의 심각한 난맥상과 문제점이 특정 대학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지역 내 모든 국공립대에 공통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부경대 박맹언 총장은 "서울대가 법인화됐기 때문에 이제 한국의 국립대는 사실상 전부 지방대다. 이번 국공립대 기성회비 판결과 파장이 행여 국립대의 발전에 장애를 가져온다면 결국 지역대학들과 지역의 발전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번 기성회비 파장을 통해 문제점이 공론화되면서 "개별 국공립대의 책임보다는 그간 많은 문제 제기가 있었음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은 국가 차원의 문제가 더 심각하다"는 의견도 많다. 하지만, 그렇다고 국공립대의 책임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감사원은 지난달 30일 발표한 대학재정에 대한 특정감사에서 "국내 6개 국공립대가 각각 지난 5년간 연례적으로 기성회비를 애초 예산안을 짤 때 책정한 금액보다 많게는 201억 원, 적게는 138억 원 더 징수했다"고 지적했다. "2006~2010년 기성회비회계의 이월금도 연평균 7.3% 증가했고 이월금 중 순세계잉여금 증가율은 16.6%나 됐다"는 점도 꼬집었다. 이는 국공립대의 비효율적인 기성회회계 운영에 개혁해야 할 점이 산재해 있다는 의미이다.

기성회회계 세입예산 비중(2011년)   기성회비 이월금  부경대 80.8% 9.1% 한국해양대 81.3% 10.1% 부산교대 59.8% 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