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3G(3세대) 스마트폰을 장만한 직장인 최현석(35·부산 북구 덕천동) 씨는 잔뜩 기대에 부풀었다. 웹서핑을 하고 동영상을 보거나 고대하던 '나는 꼼수다'도 들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대는 곧 실망으로 이어졌다. 인터넷은 접속 불량인 데다 동영상은 끊기기 일쑤였고, '나는 꼼수다'는 30분간 내려받았는데도 감감무소식이었다.
국내 최대 이동통신사인 KT의 '서울 중심적 상술'에 지방 소비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부산을 비롯한 지방의 3G 통신속도가 느려 스마트폰 사용에 많은 애로를 겪고 있는데도 KT가 이를 개선하지 않은 채 계속 방치해두고 있어서다. 서울 소비자와 똑같은 요금을 내고도 서울보다 훨씬 못한 서비스를 받으니 분통이 터지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U+의 3G 통신속도 역시 KT에 비해 뛰어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KT는 3G 통신속도를 대폭 개선할 수 있는 기술과 의지가 있다고 스스로 열띤 홍보전을 펼치면서도 부산 등 지역을 홀대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KT 3G 스마트폰의 부산지역 통신속도는 거북이걸음이다. 30일 오후 7시께 부산대 근처에서 KT 아이폰4 휴대폰의 속도 측정 애플리케이션으로 재본 결과 다운로드 속도는 0.25Mbps, 업로드 속도는 0.18Mbps에 불과했다. 불편 없이 3G 스마트폰을 사용하려면 다운로드·업로드 속도가 2~3Mbps는 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이뿐 아니라 화면에 종종 '네트워크 에러'라는 문구가 떠 웹서핑은 불가능했다. 이 같은 사정은 서면(다운로드 0.35Mbps, 업로드 0.28Mbps)과 연산동(다운로드 0.2Mbps, 업로드 0.07Mbps)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반면, 수도권의 3G 스마트폰 통신속도는 KT측의 홍보대로 한층 빨라졌다. KT는 서울 강남역과 삼성동 코엑스몰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3개월간 3G 스마트폰의 통신속도를 측정한 뒤 종전보다 배가량 빨라졌다고 지난해 10월 대대적으로 홍보한 바 있다. 같은 해 2월 수도권에 설치한 '클라우드 커뮤니케이션 센터(CCC)' 덕분이라는 자랑과 함께. CCC를 설치하면 불통 사태를 방지할 수 있고, 통신 속도도 빨라진다.
하지만 KT는 부산지역에 CCC를 설치할 계획이 아직 없다. 부산대와 서면, 연산동 등은 서울 못지않게 붐비는 도심인데도 KT는 이들 지역에서 3G 스마트폰의 통신속도를 측정한 적도 없다.
사실 부산에서의 3G스마트폰 통신 속도만 놓고 보면 통신 3사 모두 별로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KT를 제외한 2개 사는 적어도 스스로 CCC 설치 등을 홍보하지는 않고 있다. 부산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할 수 있는데 안하는 것'과 '할 수 없어서 못하는 것'은 분명히 다르기 때문에 KT의 지역 차별적 태도에 실망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CCC를 설치하는 데 많은 돈이 들어가지는 않는다"면서도 "부산지역은 속도와 관련해 별다른 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