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30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벡스코 오디토리움에 설치될 첨단 LED 전광판이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민원으로 설치가 중단돼 있다. 왼쪽 건물의 외벽의 비어 있는 중간 부분이 전광판이 설치될 장소이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
- 도로 신호등과 불빛 헷갈려 운전자들 사고 위험에 노출
- 불량 제품 소음 유발 짜증, 일각 인체유해 가능성 제기
전력 소비가 적고 긴 수명 때문에 새로운 개념의 조명으로 평가받고 있는 LED(발광 다이오드)의 부작용이 심각해지고 있다. LED 전광판의 효율성이 알려지면서 너도나도 마구잡이로 설치해 오히려 시민들이 빛 공해에 시달리고 심지어 사고 위험에까지 노출되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 좌동의 한 아파트에 사는 허모(여·30) 씨는 최근 도로 양쪽의 상가에서 '번쩍'이는 LED 전광판 때문에 신호등의 신호가 잘 보이지 않는다고 울상을 지었다. 허 씨는 "밤에 운전을 하다 보면 신호등 외에도 강한 빛을 내뿜는 상가의 LED 광고판이 너무 많아 신호가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며 "상가에서 설치한 LED 전광판이 워낙 많다 보니 주정차 금지구역을 알리는 공공 LED 전광판이 있는데도 눈에 띄지 않는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실제로 30일 저녁 해운대구 좌동 대단지 아파트 인근 상가에는 유행처럼 LED 전광판이 퍼져있었다. 기존 간판이 있는데도 가게 앞유리나 건물벽에 글자가 흐르는 형태의 LED 전광판을 설치한 가게가 많았다. 부동산중개소에서부터 치킨가게에 이르기까지 업종에 상관없이 비슷했다. 특히 휴대전화 점포는 LED 전등을 건물 외벽 전체에 '반짝반짝' 빛이 나도록 장식했다. 이처럼 LED는 반도체를 이용해 기존 형광등, 백열등보다 훨씬 적은 전력으로 사용이 가능하고 수명도 길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
하지만 우후죽순으로 들어선 도심 LED 전광판은 운전자와 주민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 특히 운전자들에게 치명적이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LED 전광판 때문에 도로 신호등 불빛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버스기사들의 민원이 많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들은 무분별한 LED 전광판으로 인해 사고 위험성이 커지는 것에 대해 운전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주택가에 설치된 LED 전광판에서 나는 소음도 주민들을 괴롭히고 있다. KS인증을 받은 정상적인 LED 제품은 소리가 나지 않는다. 문제는 최근 LED 인기가 높아지면서 수요가 증가하자 값싼 저질 제품들이 시장으로 쏟아져 나오는데 이 중 상당수가 소음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일부에서는 신체 유해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2009년 프랑스 국립 보건환경연구소(Anses)는 LED 조명이 갖는 특성상 망막 일부에 빛이 집중될 경우 망막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미래안과 김정삼 원장은 "국내에서 LED 조명이 유해하다는 연구가 나온 것은 없다. 다만 LED는 빛이 퍼지는 형광등이나 백열등과 반대로 집중되는 경향이 있으며 이렇게 집중되어 강한 빛을 쏘이면 시력에 영향을 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LED 전광판 공해는 비단 해운대구만의 문제가 아니다. 남포동, 서면 등 도심을 비롯해 주택가의 영세 상가에 이르기까지 언제부터인가 LED를 이용한 전광판이 유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운대구가 지난해 10월 반여·재송동 등 단 두 동만을 대상으로 불법 LED 전광판을 단속한 결과 88개 업소에서 91개가 적발될 정도였다.
현재 LED 전광판은 행정기관에서 허가하지 않은 한 모두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에 의해 불법이다. LED 전광판을 설치한 업주는 철거 조치는 물론이고 과징금까지 물어야 한다.
그러나 영세점포 업주들이 LED 전광판을 사용한 광고가 불법인 줄 모르거나 '옆집이 하니 나도 한다'는 식이라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