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면 방해·학습 분위기 저해"
- 인근 아파트 주민 거센 반발
- 벡스코 측 "부산 명물될텐데…"
"벡스코 오디토리움(복합문화시설) 외벽에 뚫린 사각형은 뭐지." 오는 5월 18일 완공을 앞둔 해운대구 우동 벡스코 오디토리움 신축 공사가 한창인 가운데 주상복합아파트인 트럼프 월드 센텀이 보이는 쪽의 외벽에 가로와 세로 각각 12m의 빈 공간이 있어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원래 가로 12m 세로 6m의 풀 컬러 LED 전광판이 들어설 곳이다.
오디토리움은 4000여 석 규모로 현재 80%에 가까운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부산시는 이곳에 최첨단 LED 전광판을 설치해 벡스코의 각종 행사를 알리려고 설계에 이를 반영했다. 설치비만 5억 원에 이르는 고가 장비다.
하지만 시는 민원이란 복병을 만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시청 전시컨벤션 담당부서에서는 민원 때문에 다른 곳에 설치하기로 했다고 하지만, 정작 시설 공사를 발주한 건설본부는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오디토리움 건너편 트럼프 월드 센텀 아파트 주민들은 대형 전광판이 설치되면 잠을 자기가 불편해지고, 면학 분위기를 저해할 것이라면서 반발하고 있다. 또 아파트에서 TV를 볼 때에 역조명 때문에 불편을 겪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렇게 되면 생활 불편 외에 집값이 떨어지고 전세도 잘 나가지 않아 재산권을 침해당한다는 것이다.
이 아파트 생활지원센터 소장은 "2010년 3월 최초 주민설명회 때 보여준 조감도에는 전광판이 없었다"며 "지난해 8월 건물 외벽이 올라가면서 가운데 크게 난 공간을 보고 주민들이 이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결국 5억 원짜리 고가 전광판이 갈 곳을 찾지 못해 우와좌왕하는 것은 면밀한 검토 없이 이 사업을 추진한 시에 책임이 큰 것으로 보인다. 시도 이를 어느 정도 인정한다.
시 관계자는 "최초 설명회 때는 공사 시작 단계여서 소음과 분진, 균열 민원에 집중해 설명하다 보니 이를 빼먹은 것이지 고의로 누락한 것은 아니다. 사실 이렇게까지 문제가 확대될 줄 몰랐다"고 해명했다. 시 측은 트럼프 월드 센텀에서 전광판까지 70m의 거리가 있어 눈부심이 조명공학회 한계 기준(0.5 cd/㎡) 이하로 추정돼 법적인 문제는 없지만 주민 민원을 무시할 수도 없다는 입장이다.
벡스코 측은 오디토리움에 설치되는 최첨단 전광판도 부산의 명물이 될 것인데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벡스코 관계자는 "계획된 곳 외에는 달리 설치할 곳도 마땅히 없는 상태다"고 털어놨다. 대안 설치 장소로 검토되고 있는 기존 전시관 위 벡스코 입간판 옆은 트럼프 월드 센텀Ⅱ 입주민들이 반발할 소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