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 조계종 범어사와 부산시가 벌인 '유제(鍮製)시루(대형 떡시루)' 소유권 분쟁이 3년여 만에 결국 부산시의 승리로 끝났다.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범어사가 부산시립박물관이 전시 중인 조선시대 유물 유제시루를 돌려달라며 부산시를 상대로 제기한 '유체동산 인도'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앞서 1·2심 재판부는 "문화재인 유제시루를 감독관청의 허가를 받지 않고 처분한 것은 무효지만, 피고는 적법하게 취득한 것으로 보여 소유권은 부산시에 있다"며 잇따라 원고 패소 판결했다.
범어사 유제시루는 조선 현종 6년(1664년)에 만들어진 지름 110㎝, 무게 180㎏의 대형 떡시루로 1993~1994년 범어사에서 진행된 각종 공사 과정에서 반출됐다. 이 시루는 이후 고미술품과 골동품 수집가들 사이에 몇 차례 매도과정을 거치다가 2000년 부산박물관이 골동품업자에게서 1억3000만 원에 사들였으며, 다음 해 부산시 유형문화재 제46호로 지정됐다.
범어사는 2004년 부산시의회에서 이 유제시루의 도난 의혹이 제기되고, 부산박물관 관계자가 이 시루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골동품업자로부터 2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자 2008년 12월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범어사 관계자는 "유제시루의 소유권이 결국 부산시에 귀속됐지만, 부산시 문화재로 인정되고 박물관에 전시돼 시민들에게 알려지는 것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