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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개 부산지역 국립대를 하나의 벨트로 묶는 대통합으로 지역 국립대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부산대 전경. |
- 2018년엔 고교 졸업자, 대입 정원보다 줄어들 듯
- 부산 4개 국립대 대통합하면 서울대 능가하는 규모로 탄생…기능 효율적 분산·배치도 초점
- 중소대학은 흡수통합에 반발…부산대 총장 4개월여 공석, 부경대와 통합논의 중단
지난해 8월 부산대와 부경대가 통합을 골자로 한 '공동발전 선언문'을 발표했다. 반값등록금 논쟁과 수도권 대학 선호 현상에 따른 지역대학의 위기 속에 지역 국립대들이 머리를 맞대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지역사회에서는 부산대와 부경대뿐 아니라 지역의 다른 국립대인 부산교육대와 한국해양대까지 하나의 거대한 '국립대 벨트'로 묶어 수도권에 대항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오고 있다.
■지역대학 위기 해법은 대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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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해양대 전경. |
지역대학들의 위기는 수도권 대학 선호 현상으로 깊어지고 있다. 부산대 신입생의 입학성적은 서울대 수준이었던 40여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더라도 10~20년 전과 비교해서도 하락, 서울지역 중위권 대학 학과 수준으로 떨어졌다. 취업 등을 고려한 학생과 학부모의 수도권 대학 선호 현상은 앞으로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학령인구 감소는 지역대학 위기에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학령인구는 2012학년도를 정점으로 급락해 2018년이면 고교 졸업자 수가 대입 정원에 미달할 전망이다. 2012학년도 고교 졸업자 66만7931명, 대입 정원 58만3670명이던 것이 2018년은 고교 졸업자 수(57만8948명)가 대입 정원(58만3670명)에도 못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학생이 없어 대학 정원을 못 채우는 일이 6년 내 닥치는 것이다. 이로 인한 대학 생존위기의 파장은 수도권대학이 아닌 지역대학들부터 받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지역 대학들은 가장 중요한 위기의 순간에 서 있다. 이러한 거대한 전환의 시점에 지역 국립대들부터라도 함께 머리를 맞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노력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립대 연합으로 서울대에 버금가는 체제를 갖춰 연구와 교육 혁신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규모를 단순 비교한다면 지난해 기준 서울대의 교수(전임교원)는 모두 1800여 명으로 부산대(1140여 명)와 부경대(560여 명), 부산교대(80여 명), 한국해양대(240여 명)가 통합하면 서울대를 넘어서게 된다. 재학생(학부) 수도 부산대(2만1000여 명)와 부경대(1만7000여 명), 한국해양대(6500여 명), 부산교대(1900여 명)를 합치면 서울대(1만6000여 명)보다 많다. 예산도 2010년 세입(일반회계+기성회계+발전기금) 기준으로 부산대(2100억 원)와 부경대(1300억 원), 한국해양대(560억 원), 부산교대(160억 원)를 합하면 서울대(3800억 원)를 넘어서게 된다. 서울대 규모의 거대 대학이 부산에서 탄생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대통합 논의는 단순히 규모를 키운다기보다 기능을 효율적으로 분산, 배치하는 점에 초점을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예전에는 부산에 종합대 1곳(부산대)과 특성화대학 3곳(부경대/부산교대/한국해양대)으로 기능이 분리된 형태였지만, 부경대 출범 이후 종합대 2곳(부산대/부경대)과 특성화대학 2곳으로 재편되고 있다. 가령 해양수산 특성화대학인 부경대가 간호학과 유아교육과 등을 운영하고 있다. 기능이 중복돼 효율성이 떨어지고, 지역 내에서 서로 경쟁하는 구도가 되면서 지역대학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지역 캠퍼스로 연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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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경대 전경. |
부산지역 4개 국립대를 통합해 하나로 묶고 지역별로 캠퍼스를 특화하는 전략은 연구해볼 만하다. 부산대는 연합대학의 본부 형태로 두고, 부경대는 해양수산 분야 교육과 연구로 특화하는 한편 부산교대는 부산대 사범대학과 연합해 교사 임용 교육기관으로, 한국해양대는 해사 분야에 집중하는 구도를 구상할 수 있다.
연합대학 사례는 외국에도 있다. UC버클리 UCLA 등 10개 명문대로 연합한 캘리포니아 주립대학(UC) 체제는 1960년 완성돼 캠퍼스별로 특성화함으로써 미국 동부의 아이비리그에 대항하고 있다. 프랑스 국립 파리대학교도 파리 1대학부터 13대학까지 지역별 캠퍼스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연합대학 형태는 아니지만 일본의 경우 국립대의 기능은 철저히 분리돼 있다. 지역별로 거점 국립대(옛 제국대학)와 교육대학은 나눠져 있으나 거점 국립대는 연구중심 종합대학으로, 교육대학은 초등과 중등(중·고교) 교원을 양성하는 대학으로 역할이 분담돼 있다.
교과부는 동일 권역내 대학 간 연합으로 대학별 기능을 재조정해 특성화하고, 학내 자원을 공동활용하는 대학에 대해서는 사업비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연합을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 대학들의 반대도 거센 상황이다. 부산교대 김상용 총장은 "초등교육 특성화대학의 거점대학 흡수통합을 반대하며, 이는 최근 교과부의 전국 교대 구조개혁 방안에서도 받아들여져 재론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통합 논의 어디까지 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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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교대 전경. 국제신문DB |
지난해 8월 부산대와 부경대 통합을 위한 공동연구는 시작됐지만, 이를 주도한 부산대 김인세 전 총장이 지난해 8월 퇴임한 이후 총장 선거를 둘러싼 논란으로 총장 공석 사태가 이달 초까지 4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사실상 중단됐다. 지난 6일 취임한 김기섭 신임 총장은 "지역거점 국립대로서의 부산대 위상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먼저 찾은 다음 장기적으로 검토해야할 문제"라고 우선순위가 아님을 밝혔다. 부산대 교수회와 총학생회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부경대 박맹언 총장은 "조지아 주립대학(University system of Georgia), 캘리포니아 주립대학(University of California), 뉴욕 주립대학 등 미국은 여러 대학들이 캠퍼스 형태로 묶여져 각각 독립적이면서도 협력적인 시스템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중복을 피하고 효율성을 높이면서 연구 분야를 캠퍼스별로 특성화한다면 시너지 효과가 생겨 수도권 대학에 대항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말했다.
# 외국 연합대학 사례
- 美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연구중심 UC 역할분담
- 교육 효율성·경쟁력 키워
외국 유수의 대학들은 연합대학 체제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 서부의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체제다. 캘리포니아주 공립대학의 거버넌스(운영) 체제는 평생·직업교육을 담당하는 2년제 대학 연합(CCC·California Community Colleges)과 교육중심대학(CSU·California State University), 연구중심대학(UC·University of California) 등 3가지 체제로 나뉘어져 있다.
이 중 주목할 것은 학사부터 박사까지 전 과정을 운영하는 연구중심대학 UC체제다. UC버클리 UCLA 어바인 샌프란시스코 등 10개 연구중심대학이 지역별 캠퍼스로 나뉘어진 UC체제는 규모(22만 학생과 17만 명의 교직원)는 물론 연구와 교육의 질 측면에서도 미국 동부 아이비리그에 맞먹을 정도로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UC 체제가 확립된 것은 1960년. 당시 30여 개의 주립대학이 역할분담이 이루어지지 않고 서로 경쟁하는 상황이었다. 위기 타개책으로 '고등교육을 위한 마스터플랜'이 세워졌다. 주립대학 간 역할분담으로 고등교육의 효율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UC체제를 확립, 연구와 혁신에 주력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한 것이다. 그 결과 고등교육기관의 시스템별 역할분담이 자유롭게 이뤄졌으며, UC 교수진은 노벨상을 45번이나 받았다.
대학 운영은 대학 이사회가 총장을 임명하는 등 총괄한다. 이사회는 26명으로 구성되는데 18명은 주지사가 임명하고, 7명은 당연직 이사이며, 나머지 1명은 이사회에 의해 지명된 학생 대표가 참가한다. 캠퍼스별로 행정은 독립성이 보장된다.
파리1대학, 파리2대학 등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국립대학 체제도 연합대학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프랑스의 대표 국립대인 파리대학교는 1971년부터 13개의 복수캠퍼스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가령 파리Ⅰ대학은 법학 역사학 철학, 파리Ⅵ대학은 이학 공학 의학, 파리Ⅷ대학은 철학 예술학 정신분석학 심리학 등으로 특화돼 있다. 캠퍼스별로 서열화가 아닌 교육 영역과 대학 특성에 따라 역할을 나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