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여명 연루… 경찰 수사 착수
장애학생들이 거주하는 울산의 한 사회복지법인 시설에서 남학생이 동성 하급생을 반복적으로 성폭행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울산 북구청은 17일 지역의 한 장애학생 생활주거시설에서 남자 중학생이 동성 초등학생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사실이 보건복지부 조사를 통해 드러나 해당 시설장과 사무장 등을 교체하는 조처를 내렸다고 밝혔다. 구청은 또 최초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은 귀가 조치시켰고, 피해학생들에 대해서는 심리치료를 실시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영화 '도가니'로 장애인 성폭행 문제가 큰 파장을 일으킨 이후 지난해 10월 28일 전국의 장애인복지시설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였으며 울산의 장애인복지시설 2곳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런 사실을 밝혀냈다.
조사 결과, 문제가 된 시설은 청각장애학생 50여 명이 생활하는 곳으로 최근 2년간 새로 들어오는 남자 초등학생을 동성 중학생이 화장실이나 목욕탕 등으로 불러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피해학생 중에는 상급생이 된 뒤 후배에게 같은 방법으로 성폭행한 사실도 있어 피해학생이 가해학생으로 바뀌면서 반복적으로 성폭행이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북구청 관계자는 "현재 이 시설의 장애학생 가운데 10명 이상이 (성폭행에) 관련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학생들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정확한 사태 파악을 위해 재조사를 벌일 예정이며, 울산시와 북구청에 협조를 요청한 상태다. 복지부 관계자는 "재조사 과정에서 심각성이 드러날 경우 해당 시설의 폐쇄 조치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울산경찰청도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복지부 조사팀, 해당 시설 관계자, 해당 학생을 대상으로 성폭행 여부, 묵인 여부 등을 따져 범죄사실이 밝혀지면 형사처벌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