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사업자의 부도로 또 다시 사업이 표류하게 된 부산 남구 용호동 오륙도 씨사이드 관광지 조성사업 부지. 곽재훈 기자 kwakjh@kookje.co.kr

- 남구청, 시행사에 계약 해지…시공사에는 부지 복구 요청
- 市에 기한 연장 신청 불구 사실상 사업 백지화 우려

부산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오륙도 일대를 해양관광단지로 개발하는 씨사이드(Sea-Side) 관광지 조성사업이 민간 사업자의 부도로 아무런 진척 없이 또다시 원점에서 표류하게 됐다. 개발업자의 사업계획만 믿고 철저한 검증없이 사업을 추진한 행정당국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남구청은 씨사이드 관광지 조성사업의 시행사인 (주)무송종합엔지니어링(이하 무송)에 최근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시공사인 SK 건설 측에 사업부지의 원상복구 이행을 요청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로써 2007년 7월 무송 측에 관광지 조성사업 허가를 내준 이후 남구 용호동 산 205번지 일원 14만3800㎡ 부지에 추진했던 해양관광단지 조성사업은 5년여 만에 원점으로 돌아갔다.

남구청은 현재 부산시에 씨사이드 관광지 조성사업 기간을 올 연말까지 연장해줄 것을 신청하고 새로운 사업자를 찾고 있다. 하지만 3000억 원에 달하는 사업비를 민자 유치하는 게 사실상 힘들어 사업이 백지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씨사이드 조성사업은 오륙도와 이기대를 잇는 관광벨트사업의 하나로 호텔 콘도 상가 워터파크 등을 갖춘 해양레저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2007년부터 추진된 이 사업은 당초 2009년 말 완공 예정이었다. 하지만 무송이 유동성 위기를 겪은 데다 시공사 SK건설은 각종 소송과 아파트 사업 부진으로 어려움에 처하면서 완공시기가 2011년으로 연기됐다. 2010년 5월 SK건설이 사업장 부지 정비작업을 일부 진행했지만 본격적인 착공은 이뤄지지 못했다. 이후 서울에 본사를 둔 P사가 사업 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사업재개가 기대됐지만 이 업체 역시 워크아웃에 들어가 사업 추진이 무산됐다.

오륙도 SK뷰 동호회 정해승 회장은 "부산시가 올해 총선을 의식해 사업인가 기한을 1년 연장한 것으로 보이는데 막대한 사업비가 드는 만큼 사업 자체가 무산될 공산이 크다"며 "시와 구청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바람에 결국 주민들만 피해를 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