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소 전력을 수송할 송전선로 건설공사와 관련한 행정소송에서 이긴 한전이 법원 판결을 무시하고 공사를 계속 불허하는 부산 기장군을 상대로 하루 1억원의 배상금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기장군이 혈세를 배상금으로 지급하는 난처한 상황에 몰릴 수도 있어 법원 결정이 내려지는 다음달 초가 이번 사태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전은 기장군 정관면 임야 1만3천900여㎡를 765㎸ 송전선로 건설공사 야적장과진입로로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개발행위 신청을 기장군이 20일까지 인가하지 않으면 공사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금으로 하루 1억원을 지급하라는 간접 강제를 최근 부산지법에 신청했다고 10일 밝혔다.

간접강제는 채무자가 스스로 채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 선택하는 강제집행방법 중 하나다.

한전은 기장군이 민원을 이유로 765㎸ 송전선로 건설공사를 허락하지 않고 있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1ㆍ2심 재판부는 "국토계획법 및 시행령에 개발행위 허가기준으로 인근 주민과 협의해야 한다거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규정이 없기 때문에 주민의 반대를 무마하지 못했다고 기장군이 개발행위 허가를 불허한 것은 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며 한전의 손을 들어줬다.

최규택 한전 경인사업단 기장사무소장은 "기장군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해 이겼지만, 기장군이 계속 법원 판결을 무시하고 있어 하루 1억원의 배상금을 요구하는 간접강제를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한전은 또 기장군이 2010년 8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철마면 소산마을에서 백양농원까지 5.6㎞의 공사용 진입도로인 임도를 불법적으로 폐쇄해 공사를 방해했다며 기장군과 군수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한전은 송전선로 공사와 관련 철마 주민들과 합의를 했는데 기장군이 인근 정관지역 민원을 이유로 공사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한전 관계자는 "지금 공사를 하지 못하면 2013년 신고리원전 3호기의 운전허가를 받지 못해 가동하지 못하는 사태가 빚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오규석 기장군수는 "주민과 합의 없는 송전선로 허가는 절대 불가하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한전은 "765㎸ 송전선로 기장군 구간에 전체 33기 중 16기의 철탑을 완공했고, 3기는 공사 중이며 14기는 착공도 못 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