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장에 다니던 6살 어린이가 수영장에서 특강을 받던 중 사망한 사건과 관련, 검찰이 태권도장 관장에게도 책임이 있다며 기소해 재판을 받도록 했다.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 7월 여름방학을 맞아 초등학교 1학년인 B(6ㆍ여)양 등 원생 7명을 부산 해운대에 있는 한 수영장에 위탁해 수영특강을 받도록 했다.

수영강사 C(19)군의 지도하에 성인풀에서 강습을 받던 B양이 수심이 깊은 곳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B양의 부모는 수영장 운영자와 수영강사, 태권도장 관장인 A씨에게도 사망에 대한 책임이 있다며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형사고소했다.

A씨는 수영장에 아이들을 위탁했고 수영장에서 안전조치를 다하지 않아 발생한 사고이기 때문에 자신에게는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사고가 발생한 수영장에는 유아풀이 있었으나 수영장측은 이용자가 적다는 이유로 이를 사용하지 않고 성인풀 바닥에 깔판을 깔고 어린이들에 대한 수영강습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고 당시 안전을 위한 보조장구도 착용시키지 않았고, 수영강사가 강습과정에 아이들과 놀이를 하느라 B양이 익사한 사실도 한참 후에야 확인해 응급조치도 취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아이들을 수영장에 위탁했을 뿐 사전에 법에서 요구하는 최소한의 안전요원 배치여부, 안전시설 및 보호장구 착용여부 등을 확인하지 않았다.

아이들을 인솔한 태권도장 사범도 아이들을 수영장에 위탁하면서 잘 부탁한다는말을 전하고 아이들에게 강사의 말을 잘 듣고 주의하라는 당부만 한 뒤 강습과정을 지켜보지 않고 돌아왔다.

부산지검 동부지청(지청장 봉욱) 형사2부 최여련 주임검사는 직접적인 책임은 수영장측에 있지만 어린이를 위탁한 A씨에게도 안전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은 과실이있다고 판단하고 A씨에게 형사상 책임을 묻는 게 적정한 지에 대해 일반시민들의 의견을 들어보기 위해 검찰시민위원회에 심의를 의뢰했다.

시민위원들은 사고가 발생한 수영장이 안전요원이나 안전시설, 안전조치가 미흡해 사고 발생 위험이 컸고, 태권도 관장인 A씨가 자신이 보호하는 아이들을 위탁하면서 현장을 미리 확인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A씨가 인솔 사범에게 강습과정을 참관해 관찰하도록 지시하는 등 안전사고 발생에 대비해 보호자로서 취했어야 할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아 수영장측과 더불어 과실이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주임검사는 시민위원회의 심의결과를 존중해 A씨를 업무상과실치사혐의로 기소했다 .

수영장 운영자도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사고 직후 군에 입대한 수영강사는 군 수사기관에 의해 기소됐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부산지검 동부지청 제2기 검찰시민위원회는 정위원 9명과 예비위원 5명으로 구성되며 각계 단체로부터 추천된 교수, 시민단체 활동가, 기업 경영인, 의사, 농업인, 회사원, 가정주부 등이 참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