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경대 등 인하폭 '고심'

대학별로 등록금 인하 발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다수 학교들이 등록금심의위원회를 가동하면서 인하폭을 놓고 막판 저울질을 하고 있다. 정부 '권고안'인 5% 안팎으로 내린다는 것이 대학들의 대체적 방침이지만 인하 요율을 놓고 다른 학교 동향을 살피는 등 눈치작전을 펼치고 있다.

6일 부산외국어대는 2012학년도 등록금을 5.5% 내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3, 4학년 재학생은 인하율이 5.9%로 평균보다 높다. 부산대(5%) 한국해양대(7%) 부산가톨릭대(계열별로 5.7%~9.8%) 등에 이어 등록금 인하를 확정한 것이다. 동명대는 지난해 2학기부터 등록금을 인하했고, 올해는 더 낮춘다는 방침이다.

부경대는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5%가 조금 안되는 선에서 등록금을 인하하는 방안을 놓고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동의대는 5~6%선, 인제대도 5%선 안팎에서 논의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내년 국가장학금 1조7500억 원과 대학 자체 비용 7500억 원 등 총 2조5000억 원을 등록금 인하에 사용해 등록금 5% 정도를 인하한다는 방침이다. 많은 대학들이 이러한 '가이드라인'에 맞춰 5% 안팎에서 등록금 인하를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등록금을 내리지 않을 경우 정부 사업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대학들의 등록금 인하는 불가피하다.

A대학 관계자는 "인하하지 않을 경우 받을 불이익이 크기 때문에 인상은커녕 동결도 금기시되고 있다"며 "물가상승으로 고정비용은 상승하는데 등록금은 무조건 줄여야 해 대학마다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등록금 인하로 대학들은 벌써 긴축재정 모드에 돌입했다. B대학 보직교수는 "수백만 원 정도인 업무추진비가 올해 전액 삭감됐으며 각종 경비를 줄이기 위해 교직원들의 외부 출장이나 회식 등도 모조리 취소되는 분위기"라며 "신입생 유치 등 대외활동과 학생들을 위한 복지서비스가 위축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