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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부산~거제를 한 시간 만에 연결하는 거가대교 위를 차량들이 달리고 있다. 거가대로 개통으로 부산과 거제는 같은 생활권이 됐다. 곽재훈 기자 kwakjh@kookje.co.kr |
- 주민들 일주일에 2, 3번 부산원정, 주말이면 도심 텅 비어있는 실정
- 회식·외식·대리운전도 '빨대효과'
- 관광객 몰려 횟집·특산물은 특수, 펜션은 평일에도 객실이 꽉 차
- 인근 통영 어부지리로 표정관리
경남 거제에 사는 주부 이모(48) 씨는 남편을 출근시키고 나면 같은 아파트에 사는 주부 3, 4명과 짝을 이뤄 거가대로를 타고 부산으로 나들이를 나선다. 주로 둘러보는 곳은 부산 국제시장과 백화점 등으로 원정 쇼핑에 나서고 있다. 이 씨는 11일 "거제에 비해 물가가 싼 데다 볼거리마저 다양해 일주일에 두세 번은 부산을 찾는다"며 "부산까지 채 1시간도 안 걸려 거가대교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소에 다니는 송모(39·거제시 장평동) 씨도 주말이면 어김없이 가족들을 데리고 부산 여행에 나선다. 거제와 부산을 잇는 거가대로 개통으로 거제시민들의 부산 나들이는 일상화된 지 오래다. 거가대로 개통 1년을 맞으면서 거제시민의 삶의 패턴이 부산으로 옮겨갔을 정도다.
■쇼핑·의료·유흥 '부산 빨대효과'
거제 지역상인들은 "거가대로가 개통되면서 대부분의 업종에서 부산 '빨대효과'가 나타나 매출이 큰 폭으로 줄었다"며 불평이다. 시내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김모(여·35) 씨는 "온종일 옷 한 벌 팔지 못하는 날이 허다하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시민들이 쇼핑을 겸한 나들이를 하면서 부산 백화점과 재래시장 등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유흥업계도 마찬가지다. 술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남 창원시 진해 용원이나 부산 사상 방면에서 술자리를 갖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조선소에 근무하는 장모(45) 씨는 "그쪽에서 차량을 제공해 주기 때문에 이동에는 문제가 없다"며 "바람도 쐴 겸 회식이나 접대를 위해 다리를 건너간다"고 말했다.
의료업계도 주민들이 대거 부산으로 진료 받으러 나서는 바람에 된서리를 맞고 있다. 하다 못해 가구 구입도 부산 쪽이 가격이 싼 데다 직접 배달까지 해주는 서비스 탓에 부산 가구점을 선호하고 있다. 대리운전업계도 부산의 대형업체가 진출하면서 지역의 소형 업체를 잠식한지 오래다. 주말이면 '너도나도 부산행'에 나서면서 도심이 비어 시내 상가 측은 주 5일제라도 도입해야 할 판이라고 불평하고 있다.
■관광 '거제 특수'
이에 반해 거제 주요 관광지는 부산 김해 양산 울산 등지의 관광객이 대거 몰려들면서 특수를 누리고 있다. 거가대로 개통 이후 거제 방면으로 들어 오는 차량은 승용차 기준으로 하루 평균 1만여 대. 장목면 외포항을 비롯해 장승포, 지세포항 등 특산물을 다루는 식당가는 싱싱한 해산물을 맛보려는 관광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비고 있다.
관광지 인근 수산물 판매점도 호황이다. 거제 제1관광지인 외도보타니아의 이상윤 이사는 "작년 한 해 동안 90여만 명의 관광객이 다녀갔으나 올해는 다리 개통 덕에 11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펜션업계도 넘쳐나는 관광객들로 즐거운 비명이다. 거제 망치리에서 펜션을 운영하고 있는 박모(43) 씨는 "평일에도 방이 없을 정도로 예약이 꽉 차 있다"고 말했다.
인근 통영시도 '어부지리'로 관광객이 넘쳐나고 있다. 거제를 둘러 본 관광객이 통영을 찾으면서 한려수도 조망 케이블카의 경우 탑승객이 예년보다 30%가량 늘어났다. 해산물 가격이 거제보다 상대적으로저렴한 통영 활어시장 등도 빠질 수 없는 관광코스로 자리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