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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오후 발생한 울산석유화학공단 정전 사태로 수천억 원의 피해가 예상된다. 사진은 정전으로 공장 가동이 중단된 뒤 미완성 제품을 연소하는 과정에서 생긴 연기로 뒤덮인 공단 모습.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
- 벤젠 등 중간원료 생산 차질, 완제품 업체까지 '불똥' 우려
- 생산손실 피해 배상 놓고 한전-기업측 공방 불가피
- 20~30년 된 전력선로 교체, 복선화 구축 등 서둘러야
6일 발생한 울산석유화학공단 정전사고는 15~42분으로 짧았지만 천문학적인 생산손실 등의 피해가 예상된다. 게다가 산업도시 울산지역의 전기공급 선로나 체계는 노후화돼 사고가 언제든지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전기공급 안정화를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짧은 정전에 피해는 천문학적
국가산업단지를 관리하는 한국산업단지공단 울산지사는 이날 정전사고로 울산석유화학공단과 인근 용연공단에 입주한 석유화학 및 정유공장, 중소기업 등 446개 업체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정확한 피해 규모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폭발사고가 아닌 정전사고여서 생산설비 손상 피해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생산손실. 석유화학업종의 생산품들은 단 몇 초라도 가동이 중단되면 그 피해가 상상을 초월한다. 생산라인 내 액체상태로 흐르는 석유화학제품 원료들이 그대로 굳어버리기 때문에 이를 제거한 뒤 정상 가동하려면 최소 일주일에서 최대 보름 이상 걸린다. 원료는 모두 못 쓰게 되고 생산마저 중단되는 이중 피해가 발생한다. 이날 정전으로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까지의 생산손실이 추정되고 있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업체는 SK에너지. 공단 내 최대 업체인 데다 에너지와 석유화학 2개 부문에서 동시 피해를 입었다. 우선 에너지 부문 주력인 정유공장 5곳 전부가 피해를 입어 휘발유와 경유 등 경질유 생산이 부분 중단되고 있다. 또 벙커C유 등을 경질유로 바꾸는 중질유 분해공장도 3곳 중 1곳이 피해를 입어 생산이 중단됐다.
석유화학 분야에서는 나프타 분해공장 2곳 중 1곳과 방향족 공장이 멈춰섰다. 이들 공장은 모두 플라스틱이나 비닐, 합성고무 등 합성수지의 중간원료인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톨루엔 자일렌 벤젠 등을 생산한다. 따라서 원료 생산과 공급이 차질을 빚게 되면 다른 완제품 생산업체로 피해가 확산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한전은 이번 정전이 변전소 선로 이상 등에 따른 것이므로 관련 규정에 따라 수요처별로 발생한 피해를 배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공급약관은 한전의 책임으로 전기 공급이 중지되거나 사용하는 데 제한이 생길 경우 그 시간에 해당하는 만큼의 전기요금의 3배를 한전이 물도록 규정해 놓았다.
하지만 이러한 일종의 손해배상 조항은 정전에 따른 산업계의 추가 피해와 여타파생 손실을 보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대개는 민사소송 다툼의 결과로 배상 수준이 결정된다. 따라서 생산손실에 대한 피해배상을 둘러싼 한전 측과 기업 측의 공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낡은 공급체계 개선 등 대책 시급
울산석유화학공단 내 기업체에서는 한전의 설비문제나 자연재해, 기업체 내부 공정 사고 등의 이유로 매년 한두 차례씩 일시 정전이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업체마다 많은 피해를 입고 있지만 노후 선로나 전기 공급체계를 개선하려는 한전이나 기업체, 자치단체의 노력은 소홀하다.
특히 20~30년 된 노후 전력공급망을 이중망으로 구축하고 변전소 등 전기 공급처도 1곳이 아닌 최소 2곳 이상으로 다양화해야 정전으로 인한 가동 중단사태를 최소화할 수 있다. 한전 관계자는 "기업체들이 전기를 공급받는 선로를 한 개에서 두 개로 깔아 병렬식으로 하면 공장 자체에서 예상하지 못한 정전 피해는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울산시가 자치단체 차원에서 산단의 정전사고 피해 최소화를 위해 변전소 3곳을 증설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또 2개인 지역 국가산업단지를 석유화학단지, 여천단지, 온산단지, 용연단지 등 4개 지역으로 나눠 전력을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석유화학단지의 경우 용연2 변전소를 2015년까지 건설해 입주기업에 대한 전력공급 능력을 확충하고 송전선로 용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