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출근하기 위해 집을 나서 버스정류장까지 걸어서 약 10분. 상쾌한 아침 공기 속에 음식점이나 옷가게, 카페 등 가게마다 청소하느라 한창이다. 그런 모습을 보면 나도 기분이 산뜻해진다.

그런데 이런 상쾌한 아침 풍경을 망치하는 게 있다. 가게 앞, 도로 위에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명함 전단지다.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면서 명함 전단지를 휙휙 날리는 모습을 보지 않는 날이 거의 없다. 때로는 혼자, 때로는 두 사람이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가면서 명함 전단지를 가게 문을 향해 내던진다. 오토바이 운전자가 앞만 보는 게 아니라 옆쪽 가게 방향도 흘끗 보며 가니 위험하기도 하다.

또 오토바이가 보행로로 갈 때도 있어 무섭기까지 하다. 명함 전단지는 드물게 문 밑 빈틈을 통해 가게 안으로 들어가지만 대부분 가게 앞에 떨어져 쓰레기가 될뿐이다. 가게 앞에 흩어진 명함 전단지를 매일 치워야 하는 가게 주인도 골머리를 앓을 법 하다. 가끔 명함 전단지를 그냥 도로 위에 마음대로 날리면서 다니는 오토바이도 있다.

명함 전단지뿐 아니다. 거리를 다니면서 아무런 망설임 없이 쓰레기나 담배꽁초를 버리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마치 도로 자체가 쓰레기통인 것처럼 버린다. 왜 쓰레기나 담배꽁초를 함부로 버리는가. 가까이에 쓰레기통이나 재떨이가 없기 때문인가. 다른 사람들도 역시 그냥 도로에 버리기 때문인가.

나는 주위 환경이 큰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 생각한다. 깨끗한 고급 호텔 로비에서는 쓰레기나 담배꽁초를 바닥에 버리는 사람이 거의 없다. 구석구석 청결하게 청소된 공항 로비나 병원에서도 마찬가지다. 깨끗한 장소에서는 사람들이 함부로 쓰레기를 버리지 않기 마련이다. 역으로 쓰레기나 명함 전단지가 많이 버려져 있는 지저분한 곳에서는 사람들이 쉽게 쓰레기를 버리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싱가포르는 쓰레기가 버려지지 않은 깨끗한 거리로 유명하다. 금연구역에서 흡연하면 벌금을 내야 하는 것처럼 도로에 쓰레기를 버리면 벌금을 내야 한다고 한다. 이는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한국에서도 요즘 담배꽁초를 버리면 벌금을 내야 하는 지역이 늘어나고 있다. 만약 싱가포르처럼 쓰레기를 버리면 벌금을 내야 하는 제도가 한국에도 도입되면 한국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할 것인지 궁금하다. 벌금을 내고 싶지 않아서 쓰레기를 버리지 않게 될까.

나는 한국인들이 그런 벌금제도가 없더라도 쓰레기 버리지 않기를 실천할 수 있었으면 한다.

지난해부터 내년까지 '한국 방문의 해'다. 많은 외국 관광객을 유치하려면 다양한 축제나 화려한 볼거리도 필요하겠지만 그것보다 먼저 매력적인 도시 환경을 챙기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기분 좋게 부산의 거리를 다니고 또다시 오고 싶다고 느낄 수 있는 도시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도록 모든 이들이 함께 도로 위 쓰레기를 없애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키노 미카(일본)·프리라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