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 붙은 경남 행정구역 통합 논의…13개 시·군 입장
- 서부·남해안·김해권 등 설문조사 후 일방적 추진, 주민 공감대 '최우선 과제'
- 창원시 통합 2년 안 돼 파열음
경남지역 시·군 행정구역 통합 논의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시·군 간 입장이 크게 달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별 이해관계를 조정하지 않으면 통합은 고사하고 지역감정만 조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남에서는 현재 진주시를 중심으로 한 서부권, 통영 거제 고성 등 남해안권, 거창 함양 등 서북부권, 함안 의령 등 중부권의 통합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김해시는 부산 강서구와의 통합을 추진하고 나섰다. 하지만 통합 방안에 대해선 국회의원 선거구나 생활권을 우선 고려하자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통합 주도권이나 경제력을 감안해 대상을 찾는 시·군이 있는 등 크게 엇갈린다.
■논의 봇물에 주도권 다툼 가열
함양군은 국회의원 선거구에 기초한 산청·거창군과의 통합을 우선 고려하고 있다. 군민 공감대가 이미 형성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함양군은 또 경제권을 중심으로 지리산권인 7개 시·군(경남 함양 산청 하동, 전북 남원 장수, 전남 구례 곡성)이나 덕유산권인 5개 시·군(경남 함양 거창, 전북 무주 무안 장수)을 통합해 정부의 특별지원을 받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반면 거창군은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의뢰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함양 또는 합천·함양 등 생활권 중심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서부권 통합에서는 주도권 경쟁이 전개되고 있다. 진주시는 학술세미나 등을 잇따라 개최해 사천·산청 또는 사천·산청·남해·하동과 행정통합을 위한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하지만 사천시는 진주시와 통합하면 흡수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고성 남해 하동 등 남해안권 통합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하동·남해군은 동일 경제권인 전남 광양시와의 통합을 선호하고 있다. 하동은 최근 광양시와 공생발전을 위한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통합기준은 경제력·대도시 선호
거제시 통영시 고성군의 통합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다. 통영시는 여론수렴을 거쳐 다음 달 3개 시·군 통합 건의서를 정부에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이들 3개 시·군은 조선·관광·수산 분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거제시 일부에서는 통영·고성보다는 부산과의 통합이 더 큰 경제적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함안군도 인근 의령군보다 창원시와의 통합을 선호, 군민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산청군은 함양이나 거창군의 제의에도 불구하고 경제력이 앞선 진주시와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김해시는 옛 관할구역 복구를 주장하며 부산 강서구와 통합을 선언했다.
■주민 공감대 형성이 우선돼야
통합 논의는 이해 당사자 간 합의가 아닌 설문조사를 통해 일방적으로 발표되고 추진돼 지역 갈등만 조장하는 등 불필요한 논란을 불러일으킨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국 첫 자율 통합을 이뤄낸 창원시도 시의회와 국회의원 등이 주도적으로 추진해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 있다. 창원시는 지난해 통합 결정 때 생활권 경제권 역사성 등 동질성이 강해 성공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1년4개월 만에 분리 촉구건의안이 시의회에서 발의되는 등 지역 갈등이 심하다.
이에 전문가들은 통합에 앞서 지역 주민에게 혜택과 부작용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공감대를 만드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주장한다.
▶지방행정체제개편 일정
대통령 직속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원회(이하 개편위)는 지난 7월 확정한 로드맵에 따라 올 연말까지 각 지자체의 통합 건의를 수렴하고, 내년 6월까지 개편에 대한 종합기본계획을 대통령·국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이 계획에는 시·군·구 통합 방안과 특별·광역시 자치구·군 개편, 대도시 사무특례 등이 포함된다. '도' 지위 및 기능 재정립 방안은 2013년 6월까지 대통령·국회에 보고한다. 이들 과정을 거쳐 2014년 6월 개편추진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개편위는 앞서 지난 9월 시·군·구 통합 기준을 공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