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두달만에 몸무게를 11㎏나 줄인 끝에 자신의 간 일부를 이식해 줘 간경화를 앓고 있는 아버지의 목숨을 구했다.

11일 양산부산대병원에 따르면 지난달 5일 이 병원 장기이식센터는 박종대(58)씨에게 아들 경원(30)씨의 간 70%를 이식하는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16시간에 걸친 수술을 마친 부자는 퇴원해 외래치료를 받고 있다.

그러나 경원씨가 아버지에게 간을 이식하는 과정은 순탄치 못했다.

아버지를 살리려면 간이식 외에는 방법이 없어 서울의 모 대학병원을 찾았으나 경원씨의 지방간 수치가 30%로 너무 높고 크기도 맞지 않아 아버지에게 이식하기 어렵다고 했다.

병원 측은 경원씨와 누나의 간을 조금씩 떼어 아버지에게 주는 2대1 간이식을 권했다.

그러나 가족 여러 명을 수술대에 올릴 수 없다는 어머니의 만류로 이마저도 할 수 없었다.

그러다가 양산부산대병원 장기이식센터를 찾았고 다행스럽게도 지방간 수치를 줄이면 간이식이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희망적인 소식을 접한 경원씨는 지난 8월부터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하면서 두달만에 11㎏나 살을 뺐다.

지방간 수치도 한달만에 15%까지 낮췄고 수술을 앞두고는 5%까지 내렸다.

경원씨는 "생명을 주신 부모님께 이렇게 뭔가 할 수 있는 것이 오히려 고맙다"고 말했다

수술을 집도한 주종우 교수는 "짧은 시간에 감량이 매우 어려웠음에도 10kg 이상을 감량한 아들과 그들의 가족애가 수술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고 밝혔다.

2010년 5월부터 간이식 수술을 시작한 양산부산대병원 장기이식센터는 간이식 성공률이 94.4%에 이르며 현재 35번째 간이식 수술을 앞두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