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소속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원회가 4일 오후 부산시청 12층 국제회의장에서 '특별·광역시 자치구·군 개편과 읍면동 주민자치회 설치' 방안에 관한 동남권 토론회를 개최했다. 곽재훈 기자 kwakjh@kookje.co.kr

- 양산 진해 등 편입 필요성 제기, 주민 폭넓은 공감대 형성 필수

부산과 경남지역 시·군·구 행정구역 통합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경남 김해시가 지난 3일 시의회 월례회에서 부산 강서구와의 통합을 추진(본지 4일 자 10면 보도)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대통령 직속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가 4일 오후 부산시청에서 '특별·광역시 자치구·군 개편 및 읍면동 주민자치회 설치 방안' 토론회를 개최한 것이 계기가 됐다.

게다가 부산시와 부산발전연구원은 오는 15일 지방행정체제개편위의 통합기준에 따라 인구(23만1024명)와 면적(36.62㎢) 모두 부산지역 평균 이하로 통합 대상에 해당하는 중·서·동·영도·연제·수영구 등의 통합방안을 모색하는 주민 공청회를 열 계획이다. 그동안 지자체 간 이해관계 상충으로 지지부진했던 통합 논의에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실제 통합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주민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관건으로 지적됐다.

■광역경제권 차원 통합 큰 그림을

지역 시민단체와 학계에서는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맞춰 부산 울산 경남 광역경제권이라는 큰 그림 속에서 부산과 같은 생활권의 경남 양산, 김해, 진해(현 통합창원시), 거제 등을 통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발연은 2009년 10월 '정부와 국회의 지방행정체제 개편 논의에 따른 부산광역시 대응방안'이라는 연구보고서를 내고 양산, 김해, 진해 일부지역을 부산으로 편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당시 부산시민 998명에게 양산, 김해, 진해 일부지역을 부산으로 편입하는 데 대한 의견을 물었더니 64.4%가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보고서는 지난해 치러진 지방선거로 외부에 발표되지 않았다.

부발연은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부산 주변지역을 포함한 두 가지 경계조정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첫 번째가 ▷금정·북구+양산시 물금·양산(강서·삼성·중앙동·동면) ▷해운대구·기장군+양산 웅상(서창·소주·평산·덕계동) ▷남·동래·수영·연제구 ▷동·부산진·서·영도·중구 ▷사상·사하구 ▷강서구+거제+김해 주촌·대동·장유면+진해 웅동 등 6개 권역으로 조정하는 것이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금정·해운대구·기장군+양산 물금·양산·웅상 ▷남·동래·수영·연제구 ▷동·부산진·서·영도·중구 ▷북·사상·사하구 ▷강서구+거제+김해 주촌·대동·장유면+진해 웅동 등 5개 권역으로 구성된다.

■자치 구·군별 주민서비스 양극화

하동현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재정자립도에 따른 주민서비스 및 복지 불균형, 생활권과 행정권 괴리로 인한 주민 불편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며 자치구 통합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자치구 중 재정자립도가 가장 높은 곳은 서울 중구로 85.7%이고 가장 낮은 부산 서구는 13.6%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치구 중 타 지역 통근·통학자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부산 수영구로 67.9%이고 가장 낮은 울산 동구는 20.9%로 3.2배의 차이를 보였다. 자치구 중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부산 동구로 16.0%인 데 반해 가장 낮은 울산 동구는 5.0%로 3.2배 차이가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