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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억여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한명숙 전 총리가 3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뒤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 법원, 비서 김문숙 씨는 집유
- 검찰, 판결문 검토 후 항소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한명숙(67) 전 총리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지난해 4월 곽영욱(71) 전 대한통운 사장에게서 인사청탁 명목으로 5만 달러를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기소된 사건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데 이어 1년 6개월 만에 다시 면죄부를 받음으로써 검찰의 무리한 수사가 도마에 올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김우진 부장판사)는 31일 한만호(53) 전 한신건영 대표에게서 9억여 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된 한 전 총리에 대한 공판에서 "금품을 전달했다는 한만호 전 대표의 검찰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지난해 7월 한 전 총리를 기소한 이후 23회나 열린 공판에서 변호인 측과 치열한 법정공방을 벌이며 여러 차례 진행된 프레젠테이션과 현장검증 등을 통해 증거를 제시했으나 법원은 결국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다만 한 전 총리의 비서 김문숙(여·51) 씨에게는 5500만 원과 법인카드를 받아 쓰고 버스와 승용차를 무상 제공 받은 혐의가 인정된다며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9400여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9억 원의 금품수수를 인정할 수 있는 유일한 직접증거는 한만호 전 대표의 검찰 진술뿐인데 객관적 사실과 맞지 않는 부분, 합리성과 일관성이 없는 부분이 있고 진술 자체에 추가 기소를 피하려는 이해 관계가 있는 것으로도 보여 신빙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무죄 판결이유를 밝혔다.
판결이 선고된 후 한 전 총리는 "돈 받은 사실이 없기에 무죄임을 확신하고 있었다. 이번 판결은 정치검찰에 대한 유죄선고라고 생각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검찰은 항소할 뜻을 내비쳤다. 서울중앙지검 윤갑근 3차장검사는 "세부적인 사안은 판결문 검토 후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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