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보수세력 마찰 가능성

경찰이 8, 9일 예정된 5차 '희망버스'를 불허하고 원천 차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보수-진보 간 마찰은 물론 경찰과 참가자들 간 대규모 충돌이 우려된다.

부산경찰청은 희망버스기획단이 부산역 남포동사거리 영도·부산대교 봉래교차로 한진중공업 등 부산지역 7곳을 대상으로 신고한 집회에 대해 모두 금지 통보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기획단은 지난 5일 집회신고를 냈고, 경찰은 6일 집회장소 중복과 도심 교통대란을 이유로 신고내용 보완을 요구했다. 그러나 기획단은 보완 요구에 24시간 동안 응하지 않았고, 경찰은 규정에 따라 집회를 금지했다.

반면 희망버스를 반대해 온 '한진중공업 사태 외부세력 개입 반대 부산범시민연합'은 8일 부산역 집회를 허가 받았다. "부산역은 항운노조가 미리 집회신고를 낸 곳이지만, 범시민연합이 항운노조의 집회 철회서를 들고 왔다. 경찰의 보완 요구에도 응했기 때문에 집회를 허가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결국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집결지인 부산역에서부터 경찰·보수단체와 맞서게 됐다. 경찰은 희망버스가 부산역에 모이는 것 자체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엄정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지난 7월 30일 3차 희망버스를 저지하다 조모(83) 씨가 중상을 입은 어버이연합 측도 이날 버스 5대를 타고 부산을 찾기로 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희망버스는 미신고 집회로, 명백한 불법이다. 그동안 집회 때마다 반복됐던 불법행위를 더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희망버스가 주최 측 계획대로 진행되면 부산 전역이 마비된다. 부산역과 남포동뿐 아니라 주요 도로 곳곳에 경찰력을 배치해 희망버스를 전면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획단은 "범시민연합이나 경찰과의 충돌은 피하겠다"면서도 희망버스 행사 강행 의지를 분명히 했다. 기획단 관계자는 "이미 1만 명이 참가 의사를 밝혔다. 부산역에 모이는 것조차 막겠다면,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해운대로 가라는 말이냐"며 "'2안'은 없다. 부산역에서부터 평화적인 집회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