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 인화학교 재수사 서명운동, 아동 성범죄 공소시효 폐지도
- 원작소설은 베스트셀러 선두로

한국사회 치부의 축소판인 영화 '도가니'가 개봉 10일 만에 누적 관객 수 200만 명을 돌파했다. 영화 내용에 공분한 시민들은 사건 재조사와 아동성범죄 공소시효 폐지를 요구하는 등 도가니는 영화를 넘어 사회현상, 신드롬으로까지 번지는 분위기다.

2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도가니'는 1일 하루 665개 상영관에 34만9041명을 동원해 누적 관객 214만1960명을 기록했다. 황금연휴기간인 이날도 부산지역 극장가에서 예매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었다. 영화관마다 조조와 심야시간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전 좌석 예매가 완료된 상태다. 영화관마다 이런 추세라면 관객 수는 개천절 연휴까지 300만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화가 흥행을 이어가면서 공지영의 동명 원작소설도 교보문고와 예스24 등 전국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2주째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영화 개봉 후 인터넷 서점 예스24에선 동명 원작소설 '도가니'가 출간 당시인 2009년보다 배 이상 판매량이 늘었다.

영화와 책을 통해 당시 사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인터넷과 언론을 통해서도 관련 뉴스가 연일 다뤄지면서 시민들의 공소시효 폐지 운동도 이어지고 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지난달 27일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함께 시작한 '아동 성폭력 범죄 공소시효 폐지를 위한 100만 서명 캠페인'에 참여자가 이날 16만 명을 넘어섰다. 특히 '조두순 사건'의 피해자인 나영이의 아버지는 직접 쓴 글을 통해 "미해결 사건은 공소시효를 폐지해 끝까지 추적해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혼의 살인인 아동 대상 성폭력 범죄는 공소시효를 폐지해야 한다"며 공소시효 폐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의 재조사를 요구하는 다음 아고라 청원도 6만 명을 넘어섰으며, 경찰의 전면 재조사로 이어졌다. 네티즌은 영화 도가니 공식 카페에도 "도가니 사건을 정부 차원에서 재검토 해야 한다"라는 다양한 내용의 글을 올리며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에 대해 분노를 나타냈다. 영화를 본 네티즌들은 "아동성범죄는 공소시효가 존재해서는 안 되는 극악의 행위입니다"(darkg***), "딸을 둔 부모로서 이런 일은 절대 용서해서는 안 됩니다"(qub**)라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장애인 단체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이들은 이번 사건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일회성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장애인 인권침해와 비리 문제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관계자는 "영화 도가니 흥행에 이은 장애인 인권에 대한 관심이 금방 사라져선 안 된다"며 "두 번 다시 장애인의 인권이 침해받지 않도록 사회복지법인의 투명한 운영을 위한 사회복지사업법 등 관련 법규를 전면 개정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